'탕핑정책' 먹혔나
최근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한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 신규 감염자 수가 사흘 새 8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스자좡 본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지난 10일 이후 급증세를 보이다 13일 정점을 찍은 뒤 최근 사흘간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13일 스자좡에서 보고된 본토 감염자 수는 확진 5명, 무증상감염 684명으로 이번 감염세 들어 최다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점차 내려오면서 사흘 만에 80% 가까이 급감했다.
이에 앞서 스자좡은 급증하는 현지 감염세에도 12일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해 누리꾼들 사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12일 스자좡은 이미 봉쇄된 각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마지막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추가 감염자, 밀접접촉자가 나온 동을 제외한 나머지 거주지의 봉쇄를 전면 해제했다.
이어 13일 스자좡 시내 다수 공공장소와 주택단지는 진입 인원을 대상으로 더 이상 코로나19 핵산검사 증명서를 검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14일 현지 버스, 지하철 등도 그린코드만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신규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스자좡이 코로나19 방역 ‘탕핑(躺平, 아무것도 안 하고 드러누워 있다는 뜻)’ 정책의 시범 지역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방역이 대폭 완화된 뒤 스자좡 전 지역에서 독감 치료제인 ‘롄화칭원(莲花清瘟)’ 품귀 대란이 빚어졌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방역을 완화해 감염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성신문에 따르면, 14일 밤 스자좡시 대부분의 약국에서 롄화칭원 캡슐 및 가루약 제품은 모두 품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스자좡 방역통제 총지휘부는 14일 오전 “이는 중국 국무원의 ‘22조’ 조치에 따른 방역 정책 조정 조치로 절대 방역을 포기하는 ‘탕핑’ 또는 ‘전면 개방’이 아니다”라면서 “방역 작업의 과학성, 정밀성을 더욱 높이고 과잉 방역, 천편일률적 방역을 방지해 시민들의 생명 안전, 신체 건강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 완화 후 감염자가 감소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에 다수 누리꾼들은 “간단한 이치다.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 핵산검사를 안 하니 검출률이 낮아진 것”, “핵산검사를 안 하는데 감염되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방역 완화를 마냥 낙관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닌 것 같다”, “현지 상황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