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경구용 신약인 팍스로비드(Paxlovid)가 빠르면 3~4개월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화이자 측은 “세계 제2의 경제체제인 중국에서 팍스로비드를 싸게 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0일 펑파이뉴스(澎湃新闻)는 외신 보도를 인용해 화이자가 중국에서 팍스로비드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빠르면 3~4개월 내에 중국 현지 합작 파트너를 통해 본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중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팍스로비드의 가격에 대해 화이자의 앨버트 볼라 CEO는 “중국이 요구하는 가격은 화이자가 대다수 중·저소득 국가에 제공하는 것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2번째 경제국으로 엘살바도르보다 낮은 가격을 지불해선 안된다”고 밝혔다고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남미의 엘살바도르는 세계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1년 국가 GDP 순위는 네팔, 캄보디아 등에 이어 101위다. 즉 앨버트 CEO는 이 작은 나라를 예로 들어 중국이 팍스로비드에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지적한 것이라고 뉴스는 전했다.
지난 8일 중국 국가의료보장국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가격이 높아 협상에 실패했다고 밝혔고, 이후 여론의 압박은 의료보험국으로 향했다.
사실상 국가의료보장국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화이자는 지난달 28일 의료보장국과의 협상 끝에 1박스당 원가 2300위안을 1890위안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의 가격 인하는 없었다. 앨버트 CEO는 “화이자는 2022년 중국에 치료 과정의 팍스로비드 수천 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첫 주까지 수요는 백 만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의보국과의 협상 실패는 팍스로비드가 향후 민간 시장에서 판매될 것을 의미한다. 갑작스런 수요 급증으로 화이자는 가격 협상에서 고강도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미국 임상·경제평론 연구소 ICER은 “화지아의 입원율 감소 효과가 크게 떨어져 가격을 85% 인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최고 소매가는 박스당 2980위안으로 이를 환산하면 팍스로비드의 가격은 447위안을 넘지 않아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국가의보국의 협상을 거치면 가격은 평균 61.71% 감소했다. 이번 협상이 성공하면 팍스로비드의 가격은 적어도 1000위안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화이자 측의 고강도 자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진 않다. 중국내 여전히 거대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국내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중국내 제약회사인 선성제약(先声药业), 군실제약(君实药业), 광생당(广生堂), 중생제약(众生药业) 등 많은 제약회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약은 모두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메르사돈의 코로나19 경구약도 지난해 12월 30일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경구약의 업계 각축전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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