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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침내 위드 코로나

[2023-01-27, 11:12:51] 상하이저널
 길고 길었던 철통 방역 대장정의 마무리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로 코로나(清零)정책을 고집해오던 나라였다. 하지만 3년간 지속된 코로나 검사와 반복되는 도시 봉쇄로 지친 국민들의 항의, 경제 성장 제동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한 중국은 결국 기존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는 어떤 모습일까.

위드 코로나 전환의 도화선

중국은 2019년 코로나 발생 초기 강력한 대응을 통해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국가를 안정화한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은 지속적인 고강도 방역 정책을 고수하며 백신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았고 변이로 인해 백신도 크게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코로나가 재확산할 때마다 상하이와 선전(深圳), 광저우(广州), 베이징 등 경제 중심지들이 봉쇄를 반복했고, 전 국민이 3일에 한 번씩 코로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지자, 국민들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불이 난 모습(출처 : 네이버)

중국 저장대학교 학생들이 광장에 모여 백지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출처 : 직접 촬영)

그러던 중 11월 24일, 신장 위구르 지역 우루무치시의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코로나 봉쇄가 진행되던 지역으로, 봉쇄 정책으로 인해 건물 현관문이 잠기고, 단지 내에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해 사람들이 구출되지 못해 사망했다는 의혹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며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정부의 정책에 반발하며 백지를 들고 항의하는 ‘백지 시위’를 진행했다. 이전부터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와 불확실한 코로나 종료 시점 등으로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해오던 중국 정부는 여론이 급격하게 부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본 후 재빠르게 제로 코로나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과정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코로나 정책 조정에 대해 공지하는 모습(출처: 위챗)

2022년 11월 11일, 중국 국무원은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봉쇄 지역을 최소화하는 내용 담긴 20가지 방역 완화 조처를 발표했다. 하지만 도시 봉쇄는 12월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졌고 곳곳에서 사람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국민 여론을 의식한 정부는 12월 초, 3년 동안 유지해온 지역별 건강 코드(健康码)검사 제도를 폐지하고, 핵산 검사를 의무로 하는 각종 행정 절차를 폐지하며 그간 고수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많은 사람이 정부 정책에 환호하며 기뻐했고, 이후 12월 7일, 확진자의 자가 격리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추가 완화 조처 10가지를 발표하며 사실상 완전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완료되었다.

위드 코로나 후 다시 팬데믹을 마주한 중국
 
약국에 해열제 등 약이 모두 바닥 난 모습(출처: 바이두)

중국은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한 이후, 매일 업데이트 되던 확진자 수 통지를 폐지하여 정확한 확진자 수를 집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1월 16일 베이징대학교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통계를 통해 9억 명 이상의 국민이 이미 코로나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2021년 11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이후, 2022년 10월 중순이 돼서야 전 국민의 절반이 코로나 확진이 된 것을 고려한다면, 위드 코로나 선언 한 달 만에 14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인 9억 명이 감염된 중국의 코로나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사람이 이미 코로나에 걸렸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속도의 확산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코로나 전파로 인해 중국은 병원과 약국은 병실과 약이 없어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 과부하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전파로 인한 혼란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코로나가 3년간의 변이를 통해 중증 정도가 약화 되어 자가 격리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입국기준완화 그러나 한국은 NO
 
중국발 비행기 탑승자가 인천공항에 도착해 노란 카드를 걸고 있는 모습 (출처 : 바이두)

중국은 방역 조치를 해제하며, 그간 유지해오던 해외 입국자 14일 시설 격리 + 7일 자가 격리 등의 조치를 폐지하여 해외입국자에 대한 제한이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반대로 중국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중국발 입국자 중 확진자가 절반 이상 발생하자 한국과 일본은 신종 변이 유입 등의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 입국자에 대해 출발 전 PCR 검사 의무화, 도착 후 PCR 재검사 후 양성일 경우 시설 격리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한국은 이후에도 중국발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중국의 관광 비자 발급을 1월 말까지 임시 제한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중국은 중국 국민에게만 검사를 강요하고 격리를 하게 시키는 것은 명백한 차별임을 강조하며 1월 10일 “국내 지시에 따라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은 한국 시민의 중국 방문, 비즈니스, 여행, 진료, 국경 통과 및 일반 사설 사무류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중국 온라인 내에서는 국적과 상관없이 중국발 탑승자 모두의 관리를 위해 제공된 목걸이 카드에 대해, 중국인에게만 ‘노란 목걸이’를 강요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방역 당국은 이러한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방역 조치 완화는 춘절 이후 중국의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중국은 3년 만에 돌아온 자유로운 춘절을 맞이해 전국적인 규모의 대이동이 발생했다. 코로나 증폭 시기에 이뤄진 대규모 이동으로 인해 코로나 확산과 새로운 변이 발생의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측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인구의 절반이 넘는 9억 명이 이미 확진된 것으로 조사되는 현시점에서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3년 만에 강력한 코로나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은 중국 국민들이 즐거운 춘절은 맞이했듯이, 언젠가 코로나를 완전히 극복하여 한국과 중국 양국의 국민들이 자유롭게 두 나라를 여행할 그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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