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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세계 미술 시장의 큰 손이 됐을까

[2023-03-22, 17:37:58] 상하이저널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미술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의 미술품 거래 규모는 20조 원에 달하며, 연구마다 결과는 상이하지만, 세계 미술품 거래 점유율 1위를 중국으로 집계하는 결과도 적지 않다. 미술 경매에서도 미국과 순위 경쟁을 하며 막강해진 경제력을 보여주고 있는 중국은 어떻게 미술 시장에서 큰손이 되었으며, 어떻게 미술시장을 점령했을까

중국 미술 시장의 성장 

홍콩 소더비 경매장에서 중국 고대미술품이 낙찰되는 모습(출처 : 네이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미술 시장은 사실 그 역사가 길지 않다. 2000년도 초반까지 중국은 세계 미술 시장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나라였다. 하지만 2005년부터 중국의 미술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10년 이후 세계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미술 경매 시장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의 미술 시장 성장의 원인은 두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 첫째는 오랜 중국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예술 작품과 수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한 시장의 광범위함이고, 둘째는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을 토대로 한 구매력의 상승이다.

중국은 5천 년의 역사를 가진 국가답게 오랜 전통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예술 작품이 존재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현재 경매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활발한 시장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급격한 속도로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하며 미술 시장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이후 중국은 연평균 10%의 성장을 하며 소비와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때 미술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손이 되었다. 게다가 이전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거래되던 미술 시장에 홍콩이 추가되며 세계 시장의 접근성을 높여 중국은 세계 미술 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

세계 3대 유화 거리 다펀 유화 마을(大芬油画村)
 
다펀 유화 마을 입구(左), 그림을 그리는 다펀 유화 마을 화가들(右)(사진_ 유준 기자)
(가운데 사진 출처: 네이버) 

현재 중국은 단순히 미술 경매에서만 큰 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유통되는 유화의 대다수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그림 제작에 큰 역할을 한 지역은 선전(深圳)의 다펀 유화 마을(大芬油画村)이다. 다펀 유화 마을(大芬油画村)은 중국 선전시(深圳) 롱강구(龙岗)에 위치한 세계 3대 유화 거리이며, 세계 최대 미술품 생산지 중 하나다. 

다펀 마을 안에는 8000명 이상의 화가가 살고 있으며, 1100개 이상의 갤러리와 화방이 들어서 있다. 이처럼 거대한 미술 촌 안에서 세계 유화의 60%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로 형성된 문화 구역은 정부의 계획 개발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다펀 유화 마을은 시장의 공급 요구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특별한 공간이다. 

1989년 홍콩의 그림 상인 황강(黄江)이 홍콩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류의 유리한 선전 다펀에 자리를 잡고 그림 판매를 시작하면서 많은 화가들이 선전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선전은 전문적인 미술품 거래 시장으로써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1998년이 되어서야 중국 정부가 문화 건설의 중심지로 정한 특별한 사례다. 다펀 유화 마을에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거리에 빼곡히 그림이 걸려있고, 길거리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이 그려지는 과정을 볼 기회가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영화 같은 풍경을 보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방대해진 중국의 미술 시장만큼 다펀 유화 마을에서도 수많은 작품이 쏟아진다. 하지만 대다수의 화가가 반 고흐, 모네, 고갱처럼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모작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모작을 통해 저작권이 말소된 작품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어 작품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는 시각 또한 존재하며,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화가들과 갤러리 또한 적지 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미술 시장과 함께 다펀 유화 마을도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중국이 낳은 현대 예술가 웨민쥔(岳敏君)

 웨민쥔(左)과 그의 작품 ‘큰 백조大天鹅’(右)(출처 : 바이두)

이처럼 중국에 큰 미술 시장이 형성된 만큼 다양한 중국인 화가들이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세계적인 중국인 화가로는 웨민쥔(岳敏君)을 뽑을 수 있다. 웨민쥔은 냉소적 사실주의 현대미술 화가로, 미술계에서는 그를 중국 현대미술 4대 천왕으로 여긴다. 그는 1962년생으로 헤이룽장성(黑龙江)에서 태어나 허베이 사범대 미술과(河北师范大学美术系)를 졸업한 뒤 교사로 일을 하다가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미술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만한 웨민쥔의 작품은 해맑지만 살짝은 미묘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아저씨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징이 있다. 

웨민쥔은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나 자신의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동시에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웨민쥔의 그림은 획일화된 군중을 강요당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다. 그의 밝고 화려한 색채와 주요 캐릭터를 통한 주제의 통일성은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앞으로의 미술 시장과 중국

SNS의 발달과 문화생활의 보편화로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코로나 이후 미술품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며 미술품 경매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기를 보냈다. 세계 경제 침체의 여파로 최근 미술품 시장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문화 활동을 요구하고 예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미술시장은 대중화 과정을 통해 거대한 성장동력을 얻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치바이스(齐白石), 장다첸(张大千) 등 전통 화풍의 유명 작가들 이후 세대교체를 거쳐 웨민쥔(岳敏君), 장샤오강(张晓刚) 등 현대미술 작가까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단순히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방면에서도 미술계에서 점차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미 세계 미술 시장의 큰손이 된 중국은 앞으로 어떤 작가를 배출하고, 어떻게 미술품 대중화를 끌어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소수의 소유에서 광범위한 대중화가 시작된 미술 시장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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