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대한 무분별한 모성애가 결국 모자를 모두 범죄자로 만든 사건이 알려져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5일 치루완바오(齐鲁晚报)를 비롯한 중국 현지 언론은 최근 상하이방송국에서 집중 보도한 ‘모자 사기’ 사건에 중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아들 장샤오빈(姜小宾, 37)은 대학 시절 사이버 도박으로 빚이 30만 위안(약 5780만원)에 육박했다. 그의 어머니 바오치화(包起骅, 63)는 일이 커져서 아들의 앞길을 그르칠까 봐 본인이 아들의 도박 빚을 모두 갚아 주었다.
장씨는 2010년 졸업 후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 입사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100만 위안(약 1억 9000만원)을 훔쳤고, 바오씨는 유일하게 소유한 집을 팔아 100만 위안을 갚아 주었다.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또 한 번의 큰 위기가 찾아왔다.
2014년 장씨는 회사 실적을 올린다면서 모친에게 절친인 궈씨 아주머니에게 재테크 상품을 가입하도록 설득할 것을 요구했다. 바오씨는 아들 말대로 궈씨를 설득해 120만 위안을 아들의 재테크 상품에 가입하도록 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장씨는 이미 회사를 나온 상태였고, 120만 위안으로 도박을 해서 한 밑천 잡으려는 수작이었다. 결국 바오씨는 또다시 여기저기 돈을 빌려 궈씨에게 이자 9만 위안을 주었다. 이때부터 바오씨는 아들과 짜고 궈씨에게 거짓말을 둘러댔다.
장씨는 본전을 찾겠다는 환상을 갖고 도박을 이어갔고,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갔다. 결국 바오씨는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 눈을 돌렸다. 그녀는 재무 책임자의 직위를 이용해 야금야금 회사 돈을 횡령했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횡령한 돈은 무려 630만 위안(약 12억1520만원)이 넘어섰다.
사건이 발각된 뒤 바오씨의 회사 계좌에는 20위안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회사 사장은 “화가 나서 죽을뻔 했다”고 분개했다.
지난 3일 장씨와 바오씨 모자는 사기죄, 직무 침해죄 혐의로 관할 인민검찰원에 기소돼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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