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블링컨 방중, 긍정적 진전 있었으나 더 지켜봐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19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 친강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개선에 뜻을 함께 했다.
19일 중국 외교부 북미 대양주사 양타오(杨涛) 사장은 이번 블링컨 방중 기간 진행된 회담이 솔직하고 심도 깊었으며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하면서 중국 측이 회담에서 중점적으로 표명한 여섯 가지 입장에 대해 소개했다.
중국 측은 ▲미중관계가 악화된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그릇된 대중국 인식에 있고 ▲악화된 양국 관계에 미국이 깊은 반성을 해야 하며 ▲양측이 발리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급선무로 ▲미국 측이 국강필패(国强必霸, 나라가 강하면 반드시 패권을 행사한다)는 틀로 중국을 바라보지 않기를 촉구하며 ▲타이완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대한 사안이자 가장 두드러진 리스크로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긍정적인 적극적인 공식과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양국이 발리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합의를 이행하기로 한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양타오 북미 대양주사 사장은 밝혔다.
실제로 블링컨 장관은 19일 베이징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발리 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중관계 지도 원칙의 추가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양국의 가장 민감한 사안인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블링컨의 방중 성과를 두고 중국 매체는 대체로 긍정적인 진전은 있었으나 향후 미국의 행태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9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이번 블링컨의 방중 성과를 두고 “전반적으로 양국 관계가 낙관적이지 않고 우여곡절이 있는 상황에서 몇 가지 구체적인 공식을 달성하면서 효율적이고 심도 있는 소통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양국이 발리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합의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 바이든 대통령의 ‘4불1무의(四不一无意, 신냉전, 중국 체제 변화, 동맹 강화로 중국 억제, 타이완 독립 등 4가지에 반대하고 중국과 충돌, 대립할 의도가 없음)’ 약속을 재확인한 점에서 중국과 마주보고 나아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방문이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이번 방문으로 미중관계는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 전세계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 사회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며 관건은 앞으로 어떻게 가느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수많은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고 블링컨의 이번 방문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며 “더 큰 의미는 미중관계의 고도 긴장 국면을 전환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매체는 시진핑 주석과 블링컨 장관의 회담 현장에 놓인 '연꽃'의 중국어 첫 글자 ‘허(荷)’자가 합하다는 뜻의 ‘허(合)’와 음이 같다면서 이는 미중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협력하며 상생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으로 돌아간 블링컨이 중국의 입장을 워싱턴에 객관적으로 전달해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길 바란다”면서 “다시는 중국인에게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