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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이리(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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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청년들도 ‘결혼’이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결혼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파혼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결혼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결혼생활 대신 고독한 삶을 선택하게 만들고 있을까?
혼수 차이리(彩礼)란?
중국에서의 혼수는 차이리(彩礼)라고 부르며 결혼 전에 신랑의 가족이 신부의 가족에게 제공하는 선물이나 현금이다. 이는 중국의 결혼 전통문화 중 하나로, 결혼을 맺는 두 가족 간의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신랑 측의 성의와 앞으로 신부가 시집가서 느끼는 좌절과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작은 보장으로서 주로 상대방 부모를 안심시키고 작은 심리적 위안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중국 사회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차이리의 사회적 기능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 계획 출산으로 인해 남녀 성비의 차이가 날 수록 커지면서 외동딸이 귀하게 여겨져 차이리 금액도 폭등했다. 특히, 딸을 둔 부모들은 모두 자신의 딸이 더 좋은 곳으로 시집갈 수 있기를 바라며, 차이리 금액이 딸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내 딸의 가치?
2022년 자연자원부(自然资源部)에서 공개한 전국 각 지역 차이리 순위 자료에 따르면 장시(江西) 평균 금액은 38만 위안으로 (한화 약6,770만 원) 1순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푸젠(福建) 30만 위안, 저장(浙江) 25만 위안, 장수(江苏) 20만 위안이다.
신랑측에서는 현금만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생 한 번뿐인 결혼식에 아름다운 신부를 빛낼 결혼예식 준비와 다이아몬드 반지 그리고 금장식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신부 측 요구에 따라 신혼부부의 새 보금자리와 자동차까지 준비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신부 측은 답례로 가구, 전자제품, 이불 등 혼수를 준비해 간다.
이제는 이런 결혼 싫어요
고가의 차이리 요구가 많은 남성과 아들을 가진 부모에게 심각한 경제적 부담이 됐다. 일반적인 가정은 갈수록 높아지는 차이리 준비 때문에 감당할 능력이 없어진다. 또한 부모는 아들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방에 돈 빌리는 경우도 있다. 가정을 이룬 후 그들은 빚을 갚기 위해 고된 나날을 계속 보내야 한다. 심지어, 결혼에서 차이리 문제로 인해 가족 간의 의견 충돌이 초래되면서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준비 과정에서 파혼이 되는 경우도 있다. 높은 차이리가 많은 가정을 숨 막히게 해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포기하거나 일정한 돈을 저축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혼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의 발전과 관념의 변화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차이리 요구에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다고 느끼며, 결혼이 돈에 기반한 거래가 아닌 상호 존중과 평등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혼인의 진정한 사랑과 평등한 동반자관계를 중시하기 시작했으며 금전과 물질 사이의 교환이 아닌 진정으로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결혼 상대를 찾는 경향도 많아지고 있다.
[차이리 통계 조사(2020년 국인 차이리조사(2020年国人彩礼调查)]
출산율 낮아지자 정부가 나섰다
점점 높아지는 차이리 요구는 경제의 끊임없는 발전에서 온 것이지만 점점 많은 사람의 자랑과 사치에서 왔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젊은 층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액의 차이리를 주고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별 통보를 받거나, 사기 결혼을 당하는 등 가슴 아픈 사연도 많았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중국에서 결혼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거액의 돈이나 물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을 정식으로 공포했다. 민법전 제1,042조에 따르면 ‘혼인을 도맡아 하거나 매매하거나 기타 혼인의 자유를 간섭하는 행위를 금지’, ‘혼인을 빙자해 재물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 ‘혼인 등록 및 결혼 미성사 시 일정 금액 돌려주기’ 등 국가법이 제정됨에 따라 많은 지방정부도 이어서 명확한 규정을 내렸으며 심지어 차이리의 금액까지 규정했다.
차이리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중국 혼인 문화다. 하지만, 일부 사람은 현재 바뀐 관념으로 인해 이를 일종의 좋지 않은 관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일부는 20여년간 키워온 딸이 신랑 측으로 시집갔는데 일정한 금액의 차이리를 주는 것은 신부 측에 대한 존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예물과 혼수는 한 가정이 다른 가정에 대한 빈곤 구제가 아닌 두 가정이 새롭게 시작하는 한 가정을 돕는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학생기자 문정아(저장대 중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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