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지무신문(极目新闻)] |
방학 때만 되면 중국 여행상품으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스터디 투어(研学旅行)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유명 대학이나 고적지 등을 방문해 공부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 학부모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그러나 최근 이 스터디 투어가 원래의 취지를 벗어나 겉핥기식의 커리큘럼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에 따르면 최근 들어 스터디투어가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전락해 오히려 자유 여행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지무신문(极目新闻)에 따르면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의 학생들은 산동 지난시의 한 회사로부터 스터디 투어 자문으로 초청받았다. 스터디 투어를 온 학생들에게 학교 생활을 보여주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 약속했지만 실제 도착한 상황은 정반대였다.
학교 규정에 따라 사설 여행팀은 캠퍼스에 입장할 수 없어 아이들은 정문에서만 ‘인증샷’을 찍어야 했다. 학교 생활 경험을 나눠주라던 처음 약속과 달리 순식간에 아이들을 케어하는 선생님으로 변했다.
이 스터디 투어팀이 묵는 숙소는 변두리에 있고 아직 인테리어중인 곳이었다. 침대가 없어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야 했고 음식도 제 시간에 먹을 수 없어 잠도, 밥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제공되는 것이 없었다. 화가 난 참여 대학생들이 SNS를 통해 스터디 투어의 실상을 공개했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당부를 요구하면서 스터디 투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현재 온라인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스터디 투어 비용은 4박 5일 기준 약 3000~5000위안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7일 이상인 경우에는 10000위안 이상인 경우가 많다. 커리큘럼을 보면 자연과 문화, 역사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유혹했다.
그러나 실제로 스터디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은 만족 보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하루 일정 중 절반 이상을 차에서 보내고, 문화 유적지를 가더라도 빠르게 걸어가면서 훑어보는 게 전부라면서 마음껏 공부도 못하고 마음껏 놀지도 못하는 반쪽짜리 여행이라고 지적했다.
처음 스터디 투어의 탄생은 지난 2016년 교육부에서 ‘초중생의 스터디 투어 추진에 대한 의견’이라는 내용을 통해서 교육부와 학교간에 팀을 구성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일종의 교외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스터디 투어는 학교 교육의 연장선상으로 규정했다.
또한 이 스터디 투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되고 빈곤 가정의 학생에 대해서는 일부 비용을 감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규정이 아예 무시되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스터디 투어 관련 신생 기업만 992개에 달했고, 확인 결과 대부분의 회사들이 교육부와 협력하거나 교육 관련 자격을 갖춘 곳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체 여행 구성 기관을 학교 관리자와 여행사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어 지역을 고승 유적지, 국가 주요 문화유산지, 자연 보호구, 애국주의 교육본부로 제한해 문화, 예술, 교육과 과학기술이 접목된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월 28일 CCTV재경 보도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서 스터디 투어에 참가한 사람은 480만 명, 2021년에는 494만 명, 2022년에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에는 이 스터디 투어 시장 규모가 130억~ 150억 위안으로 2조 원이 넘는 거대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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