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근무 시간 외 위챗 업무가 추가 근무에 해당될까?’가 상위에 오르며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 법원의 관련 판례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항주망(杭州网)은 중국보법(中国普法) 위챗 공식 계정에 10일 게재된 판례를 인용해 회사를 상대로 위챗 추가 근무 수당을 요구한 리샤오메이(李小美)의 사연을 소개했다.
리 씨는 2019년 4월 1일 베이징의 한 과학기술회사 제품 운영 담당으로 입사했다. 입사 당시 리 씨는 2022년 3월 31일까지 유효한 노동 계약서를 작성했고 계약서에는 불규칙 근무 제도를 이행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입사 후 리 씨는 퇴근 후나 휴일에 소셜 미디어 앱을 통해 고객 및 직원들과 소통하는 일이 잦았고 이를 문제 삼아 회사에 추가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리 씨가 퇴근 후 또는 휴일에 가끔 고객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으로 이는 추가 근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
리 씨는 노동 조정을 신청했고 노동 조정위원회도 이를 기각하며 회사의 편에 섰다. 결국 리 씨는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지연 추가 수당, 휴일 추가 수당, 법정 공휴일 추가 수당 등 총 40만 위안(7000만원)을 보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리 씨가 입사 당시 회사와 불규칙 근무 제도에 계약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모든 소송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에서 이 판결은 뒤집어졌다. 2심 법원은 양측이 계약서에 불규칙 근무 제도를 이행하겠다고 계약했으나 회사가 이 제도에 대해 허가받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리 씨가 소셜 미디어 앱을 이용해 수행한 업무는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단순한 일반 소통의 범주를 넘어서 주기적이고 규칙적인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용주가 근로자를 관리하는 특징으로 추가 근무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2심 법원은 회사가 리 씨에게 3만 위안(550만원)의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휴식 시간을 침해하는 모든 업무 행위는 당연히 추가 근무로 인정해줘야 한다”, “24시간 대기조도 아니고 퇴근 후 위챗 업무는 당연히 추가 근무가 맞다”, “이게 추가 근무가 아니라면 자원봉사자처럼 봉사하라는 것인가”, “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한다면 퇴근 후에는 가능한 회사 업무 관련에 답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가벼운 업무나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문답 따위까지 추가 근무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게 따지면 근무 시간에 하는 개인적인 통화, 동료와의 잡담, 쉬는 시간 등도 다 계산해서 급여에서 빼야 한다”라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