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라이브 커머스 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의 개인 웨이보(微博) 계정을 ‘언팔(팔로우 취소)’한 누리꾼 수는 하루 만에 무려 100만 명을 넘어섰다.
12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 기준, 리자치 웨이보 팔로워 수는 기존 3043만 5000명에서 2922만 4000명까지 떨어졌다.
리자치는 앞서 지난 10일 79위안(1만 4000원) 짜리 아이브로우 펜슬을 소개하던 중 제품이 갈수록 비싸진다는 한 누리꾼의 지적에 “어디가 비싸냐? 몇 년간 이 가격인데 함부로 말하지 마라. 국산 브랜드가 얼마나 힘든데”라고 정색하면서 “가끔은 스스로에게서 원인을 찾아봐라. 오랫동안 월급이 오르지 않은 것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아닌지”라며 해당 누리꾼을 비판했다.
중국 여론은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즉각 비난을 퍼부었고 리자치 개인 웨이보 계정 팔로워 수는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보통’의 노동자를 무시하는 리자치의 발언은 ‘어디가 비싸냐’와 같은 발음의 다른 글자인 ‘나리구이러(哪李贵了, 리자치의 ‘리’를 넣어 비꼬는 말)’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일부 누리꾼은 ‘리자치 보이콧’을 외치며 그의 괘씸함을 행동으로 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식을 줄 모르자 리자치는 11일 새벽 사과문을 게재한 데 이어 같은 날 밤 라이브 방송에서 울면서 사죄했다. 그는 “리자치의 날개는 모든 여성 분들이 하나하나 달아준 것으로 여성 분의 지지와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어서는 안 됐다”고 울먹였다.
이어 자신이 한 말이 매우 부적절하여 모두를 실망시켰다면서 모두의 비판과 의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영상을 지켜본 누리꾼 수는 440만 9000명에 달했다.
빨개진 눈으로 울먹이며 호소한 사죄였지만 누리꾼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들 덕에 돈을 벌어 놓고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다”, “과거 보통의 화장품 매장 직원 출신이지만 지금은 아니라 이건가”, “안 사요”라며 싸늘한 반응을 내놓았다.
한 매체는 “리자치의 사과는 핵심을 놓쳤다”라는 제목의 평론을 게재해 “열심히 일해도 월급이 오르지 않는 이들이 많다. 모두가 ‘잘 나가는’ 리자치가 아니기에 일반인의 삶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하나에 79위안짜리 아이브로우 펜슬은 당연히 지적할 만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완판 기적을 이룬 리자치는 당연히 부자가 되었겠지만 정작 자기만의 시간은 없어져 다른 사람과의 연결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아이브로우 펜슬 브랜드 ‘화시즈(花西子)’에도 불똥이 튀었다. 누리꾼들은 “아이브로우 펜슬 0.07그램에 79위안은 황금보다 비싼 가격”이라면서 “0.07그램짜리 펜슬 14개가 모여야 땅콩 한 알(10g) 무게가 된다”고 비난했다.
현지 온라인에는 ‘화시즈’가 사실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였다는 글이 삽시간이 퍼졌다. 화시즈는 즉각 성명을 통해 "지난 2019년 일본 연구소와 단기간 협력을 했으나 2020년 중단했다”고 해명하면서 경찰에 허위사실 유포자 처벌을 요청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