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황금연휴 기간 국제 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홍콩재화사(香港财华社)에 따르면, 지난 4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가격이 지난달 25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현물 금(XAU) 가격도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중추절과 국경절이 맞물린 황금연휴의 높은 수요도 중국 금 가격의 하락세를 막진 못했다. 지난달 그램당 610위안을 웃돌던 중국 순금999(足金999) 가격은 이달 3일 590위안으로 며칠 만에 30위안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 국내 금 가격은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자자와 소비자의 눈에 들었다. 지난 15일 상하이 선물 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한때 그램당 480.26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내 주요 쥬얼리 브랜드 매장은 금을 사들이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그러나 9월 마지막 주 중국 국내 현물 금 가격이 한 주 만에 5.24% 하락하면서 4년 만에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선물 금 가격도 2.26% 떨어졌다.
국제 금 가격의 경우 뉴욕 금 현물은 지난 5월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다 9월 마지막 주 4.51% 하락했고 런던 현물 금 역시 5월부터 차츰 흔들리다 9월 마지막 주 3.99% 떨어졌다.
금 가격은 통상적으로 미국 달러 지수, 미국 채권의 실제 금리, 인플레이션 수준, 금 공급 및 수요가 영향을 미친다. 이 가운데 미국 채권 실제 수익률이 금 가격에 가장 많이 관여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이 하락한 것은 미국 달러 및 미국 채권 수익률이 계속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고용 관련 데이터를 발표한 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5%에 달했다.
업계 전문가는 관련 데이터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싣고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귀금속에 압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은 고정 수익의 매력도를 증가시켜 금 가격의 단기 전망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향후 국제 금 가격 추이는 미국과 글로벌 거시 경제 데이터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다수 기관은 분석했다.
아이샤오쥔(艾小军) 금 펀드 ETF 펀드 매니저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연준의 금리 인상 추세는 변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하락, 금리 인상, 경제 하향 전망이 국제 금 가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리스크 회피 수요 역시 국제 금 가격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구매로 황금 가격 결정의 중심이 일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팡정(方正) 중기 선물 분석가는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 주기가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통화정책에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해 금 가격 조정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정책 완화로 전환되면 금 가격에는 호재로 작용해 주요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하고 미국 달러 지수와 채권 수익률이 단기 반등 후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금 시세는 단기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반적으로 강한 진동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