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축제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가 막을 내린 가운데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시장 데이터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신망(财新网)은 이날 새벽 톈마오, 징동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올해 솽스이 성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톈마오는 사용자 규모, 상점 규모, 주문량, 거래 총액이 모두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징동도 거래액, 주문량, 사용자 수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핀둬둬는 이번 솽스이 성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올해로 15번째인 솽스이는 과거 대형 무대에서 실시간 매출액을 공개했지만, 지난해부터 구체적인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아 일부 비교 가능한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타오바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솽스이 기간 402개 브랜드 거래액이 1억 위안을 돌파했고 3만 8000개 브랜드 거래액이 전년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징동의 경우, 올해 누적 300개 브랜드 매출액이 1억 위안을 넘어섰고 60개 이상 브랜드 매출액이 10억 위안을 넘어섰으며 2만 개 브랜드 거래액이 전년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제3자 데이터 플랫폼 모니터링에 따르면, 올해 솽스이 매출 총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투(星图) 데이터는 11월 10일 오후 8시부터 12일 자정까지 전체 네트워크의 매출 총액이 2776억 위안(50조 270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9.7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택배는 10억 2100만 건으로 약 16.6% 감소했고 상품 평균 객단가는 272위안(5만원)으로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 플랫폼별 비중으로 보면, 톈마오, 징동, 핀둬둬 매출액 비중이 각각 60%, 27.8%, 7.3%였고 나머지 플랫폼 매출액 비중이 4.77%이었다.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라이브방송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총 매출액(GMV)은 2150억 6700만 위안(38조 9500억원)으로 더우인, 콰이쇼우가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두 플랫폼은 아직 솽스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더우인이 11일 발표한 공지에 따르면, 올해 솽스이 사전 판매 결제액은 GMV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배로 카테고리별 하루 GMV가 100만 위안을 넘어선 브랜드는 14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년간 솽스이는 11일 당일 하루만 깜짝 할인하는 ‘쇼핑 축제의 날’에서 최근 10월과 11월에 걸친 ‘쇼핑 축제 시즌’으로 변모했다. 택배 업무는 11월 1일과 11일 두 번 정점을 찍는 패턴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국가우정국 모니터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우정 택배회사가 접수한 택배 건수는 총 52억 6400만 건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23.2% 증가했고 하루 평균 업무량은 평일의 1.4배에 달했다. 11월 11일 당일의 경우, 하루에만 6억 3900만 건의 택배를 수거해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 업무량이 평일의 2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지난해 낮은 성적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11일과 11일 당일 택배 업무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10.6%, 20.7% 감소했다.
일부 상점은 올해 솽스이 기간 매출 급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한탄했다. 타오바오 플랫폼의 한 가구 인테리어 업체는 “올해 솽스이 기간 방문 트래픽이 평상시와 비슷했고 거래는 앞서 상담을 한 뒤 솽스이 기간에 구매하려는 이들 위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여러 플랫폼에 입점한 한 식품 사업자는 “솽스이 기간 타오바오 판매 가격이 떨어져 매출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핀둬둬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솽스이 대하는 소비자 태도 ‘신중’
최근 들어 솽스이를 대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태도는 갈수록 신중해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베인 앤드 컴퍼니가 매년 발표하는 솽스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 77%가 솽스이 기간 소비 지출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더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제임스 양(James Yang) 베인 앤드 컴퍼니 글로벌 파트너는 “2022년 솽스이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소비자 비중은 76%였으나 그 전년도 2021년만 해도 솽스이 기간 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소비자가 51%에 달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설팅 기관 앨릭스 파트너스(Alix Partners)는 ‘2023년 솽스이 연간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올해 솽스이 기간 온라인 구매를 하는 소비자는 ‘이성적 소비’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타오바오그룹 브랜드 사업발전센터 류펑(刘鹏) 총재도 11일 매체 이번트에서 “기능이 같은 상품이라면 소비자는 더욱 저렴한 상품을 찾은 이성적 소비, 가성비 소비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세에 각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가격 전쟁에 뛰어들며 ‘저가’ 효과를 노리는 데 주력했다. 타오바오는 올해 톈마오 솽스이를 전 플랫폼 내 ‘최저가’를 핵심 KPI로 잡고 ‘솽스이 매일 저가’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징동도 ‘진짜 싸다’고 강조하며 8억 개 상품의 가격을 보장했으며 핀둬둬와 더우인은 각각 ‘매일 솽스이, 매일 진짜 저가’, ‘실질적인 찐 가격 할인’을 모토로 내걸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