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둔 가운데 중국 관중석에서 손흥민을 열렬히 응원한 한 중국인 팬이 현지 축구 팬들의 야유를 받고 보안요원에 끌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봉황망체육(凤凰网体育)에 따르면,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 경기에서 손흥민이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한 중국인 남성이 입고 있던 손흥민의 유니폼을 벗어 들고 흔들며 크게 환호했다.
문제는 남성이 앉은 구역이 중국인 관중석이라는 점이다. 손흥민의 두 번째 득점 후 망연자실하던 중국 관중들은 이 남성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며 야유를 보냈고 일부 격분한 관중은 그를 향해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남성은 두 팔을 벌리며 무엇이 문제냐는 당당한 태도를 보였고 이는 관중들 간의 몸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이 남성은 보안요원에 이끌려 경기장에서 퇴출됐다.
이 밖에도 중국인 관중석에는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유니폼을 입은 중국인 청년 4명이 나란히 앉아 있어 주변 관중들의 눈총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지 누리꾼은 중국 관중석에서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도발한 남성을 ‘안경남’이라고 부르며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누리꾼들은 “가뜩이나 지고 있어서 열 받는데 바로 옆에서 한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더 화가 났을 듯”, “한국 선수 팬인 게 문제가 아니라, 굳이 중국 관중석에서 중국인이 한국을 응원한 도발 행위가 잘못된 것”, “매국 행위가 따로 없다”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축구전문가 리쉬안(李璇)도 “이 남성은 스스로 매를 번 것”이라면서 “중국 관중석에서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고 손흥민이 골을 넣은 뒤 굳이 그 유니폼을 벗어 머리 위로 흔드는 행동은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매를 자초한 행위로 관중의 뭇매를 맞는 게 정상”이라고 남성을 비판했다.
한편,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도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중국 축구대표팀에 현지 누리꾼들은 “중국 남자 축구가 기량을 발휘하는 날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날”,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격차가 점점 더 커지는 느낌”, “4-0 이상으로 벌어지지 않았으니 이 정도만 선방했다”, “5년 안에 한국, 일본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 “아내가 괜히 경기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분노에 잠 못 이루지 말고 어서 씻고 자라고 했는데 아내 말을 들을 걸”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