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가죽 재킷, 구스다운 패딩 등에 밀려 자취를 감추었던 군용 외투(军大衣)가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9일 상관신문(上观新闻)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에 군용 외투를 입은 대학생들이 줄지어 교실로 들어오는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 큰 화제가 됐다.
선양농업대학의 한 교실에서 촬영한 이 영상에는 8명의 남학생이 녹색 군용 외투를 입고 차례대로 교실로 들어서는 모습과 함께 “구스다운 패딩을 못 산 게 아니다. 군용 외투가 훨씬 더 가성비 높기 때문”이라는 글귀가 나온다.
군용 외투 가격은 60~160위안(1만~3만원) 사이로 1000위안(18만원)을 훌쩍 넘는 구스다운 재킷에 비하면 대단히 저렴한 가격이다.
이를 본 현지 누리꾼들은 “역시 군용 외투가 가성비 최고”, “올 겨울은 군용 외투가 대세”, “요즘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군용 외투가 자주 눈에 띈다”, “입으면 웃기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싸서 부담이 없다”면서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허베이, 랴오닝, 산동 등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용 외투를 입고 해당 영상을 패러디하는 여러 영상이 올라오면서 젊은이들 사이 군용 외투가 뜻밖에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매장의 군용 외투 판매량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남부와 북부의 기온 차이로 매출 상승은 북부 지역에 주로 집중됐다.
타오바오(淘宝)에서 군용 외투를 판매하는 매장 점주는 “올해 군용 외투를 사는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면서 “아직 남부 지역보다는 북부 지역의 수요가 훨씬 높고 개별 주문 건수도 많지만 단체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중국 국산 의류 브랜드의 다운 재킷 가격 논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7000위안(130만원)에 달하는 중국산 의류 브랜드의 다운 재킷이 현지 누리꾼들 사이 큰 논란이 되면서 “1000위안(18만원) 이상의 구스다운 패딩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는 화제가 각종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중화전국상업정보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중국의 다운 재킷 평균 가격은 438위안(8만원)에서 656위안(12만원) 사이였으나 최근 대다수가 1000위안(18만원) 이상으로 이중 2000위안(36만원) 이상이 전체의 70% 비중을 차지했다.
환구시보는 29일 평론을 통해 “최근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군용 외투는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면서 지갑도 보호해준다”면서 “군용 외투의 인기는 대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다운 재킷의 가격 상승을 조롱하고 풍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