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건강코드 페기해야”
중국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산물 ‘건강코드(健康码)’가 최근 전국적인 호흡기 질병 대유행으로 다시 부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 SNS를 중심으로 광동, 쓰촨, 푸젠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건강코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실제로 12월 초 광저우에서 열린 대형 회의에서 주최측은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참석자들의 핵산검사 및 개인 건강상태 상황을 조사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21세기경제보도는 조사 결과, 건강코드가 부활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국 대부분의 성(省) 및 시가 건강코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고 일부 도시는 기존 건강코드를 행정 서비스와 통합한 ‘시민코드’로 업그레이드해 사용하고 있어 여전히 코드 조회가 가능하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현재 건강코드를 완전히 폐기한 지역은 충칭, 허베이성, 허난성, 칭하이성 등 소수일 뿐, 대부분의 지역이 건강코드에 포함된 개인 정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중국 다수 전문가 및 학자는 건강코드를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량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포함하는 건강코드는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방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 사명이 완수됨에 따라 수집, 저장, 전송한 데이터가 방치되지 말고 완전한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각 지역마다 건강코드의 발급 기관과 부처가 달라 완전한 폐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은 위생건강국이, 일부 지역은 경제정보국이, 또 다른 지역은 빅데이터관리국이 건강코드를 주관하고 있어 통일된 기준과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또, 개인 기본 정보, 건강 정보, 동선 정보, 건강 증명 정보 등의 여러 정보가 저장, 사용, 전송 등 관리 차원에서 분산되어 있고 해당 정보가 의료 사회보장, 공공 교통, 정부 서비스 등과 연계되어 있어 데이터의 보관 기간, 삭제 조건 등도 명확하지 않다.
칭화대 청샤오(程啸) 법학과 부원장은 “공중 보건 비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수집되는 대량의 개인 정보, 특히 이동, 생체인식 등의 민감한 개인 정보는 불법 이익을 위해 다른 용도에 사용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개인 정보가 대량 포함되고 있는 건강코드는 임의로 응용 장소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정법대학 법학과 자오홍(赵宏) 교수는 “2021년 국무원 합동예방 및 통제 메커니즘이 발표한 ‘건강코드 관리 및 서비스를 위한 잠정 조치’ 제26조에서 코로나19 이후 (건강코드를) 규정에 따라 폐기하거나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현재 건강코드의 사용 목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역사적 사명도 실질적으로 이미 완수했기 때문에 싱청카(行程卡)와 같이 가능한 빨리 일상생활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인정보 삭제권은 엄격히 보호되어야 하며 건강코드의 가장 적절한 처리 방식은 개인정보의 완전한 삭제와 집중 파기 처분”이라며 “건강코드를 삭제해야 한다는 의제가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