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행 비행기에 쌀, 고기 등 식량을 짊어지고 탑승하는 이들, 이른바 ‘식량객(粮食客)’이 다수 적발되자 중국 언론이 이들의 행태를 주목했다.
17일 신문신보(新闻晨报), 금융계(金融界)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칭다오 공항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탑승한 한 남성이 기내 수하물에 대량의 식량을 넣고 탑승하다 오버차지로 탑승이 제지되자 크게 화를 내며 짐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남성으로 해당 항공편은 이륙이 1시간 이상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전문적으로 식량을 한국으로 운송하는 조직의 일원으로 보통 식량을 짊어지고 비행기를 탑승해 최종 목적지로 운반한 뒤 당일 항공편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한다.
이들은 주로 한국행 항공편이 가장 많은 칭다오 자오동(胶东) 공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베이징 다싱(大兴) 공항 등까지 세력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식량객’이라고 부른다.
식량객 가운데 오랜 기간 항공편을 이용해 항공사 VIP 회원으로 승격된 이들이 많고 최근 칭다오-한국 왕복 항공권 가격이 대폭 할인되면서 화물 운송 비용이 크게 저렴해졌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식량을 담은 진공 압축팩 수하물 3~5개 중 2~3개를 무료 위탁 수하물로 먼저 부친 뒤, 1~2개는 기내 무료 수하물로 휴대해 탑승했다. 골드, 플래티넘 카드를 소지한 탑승객은 이보다 더 많은 수하물을 부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최근 많은 이들이 쌀과 고기 등의 식량을 들고 한국을 오가는 이유로 한국의 높은 식량 물가를 지목했다.
한국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연간 쌀 생산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6.4% 감소한 350만 7000톤에 그쳤다. 이후 2022~2023년 한국의 연간 쌀 생산량은 소폭 증가해 376만 톤까지 늘었지만 한국 농업∙식품∙농촌사업부가 2023~2024년 쌀 재배 면적을 5.1%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2023~2024년 식량 총 생산량은 600만 톤 미만으로 집계됐다.
현재 한국 국내 쌀 유통 가격은 1kg당 24~44위안(4500~8000원) 사이로 중국 쌀 가격의 3~4배에 달한다.
한국 통계청이 11월 14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쌀 생산량은 쌀 재배 면적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한 370만 2000톤으로 집계됐다.
올해 한국의 쌀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2.6% 감소한 70만 8012헥타르로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농부들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권장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편, 한국 세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식물, 과일, 야채, 농림 제품 일부를 제한하고 일부 특정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오가는 다수 탑승객은 여전히 감자와 쌀은 자유롭게 한국으로 반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