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가 매년 연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하는 ‘바이두페이디엔(百度沸点, 바이두 핫 키워드)’ 명단이 올해도 어김없이 발표됐다. 바이두페이디엔은 별도의 평가 심사위원회, 후보자 모집, 투표 선출 없이 올 한 해 중국 누리꾼들의 검색 데이터만을 토대로 선정된 결과로 현지 누리꾼들의 관심 이슈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최고 권위의 명단으로 여겨진다.
지난 25일 발표된 2023년도 바이두 페이디엔은 올해의 10대 사건, 키워드, 유행어, 과학기술 핫 키워드, 인물, 영화, 드라마, 예능, 소설, 스포츠 선수, 창작자, YY 진행자, 바이잔(百战) 진행자 등 5개 분야의 13개 명단이 포함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저우(神舟) 17호 발사 성공, 생성식 AI 등 중국의 올 한 해를 돌아보는 ‘핫 키워드’들을 26일 신랑신문(新浪新闻)이 소개했다.
올해 바이두 페이디엔의 ‘10대 사건’에는 ▲항저우 제19회 아시안게임, ▲일대일로 10주년, ▲미중 정상회담, ▲선저우 17호 발사 성공, ▲생성식 인공지능(AI) 열풍, ▲e스포츠 아시안게임 첫 정식 종목 채택, ▲쯔보바비큐(淄博烧烤) 인기몰이, ▲광표(狂飙) 폭발적 인기, ▲젊은이들 귀향 취업, ▲국산 제품 소비 궐기가 포함됐다.
이는 올해의 10대 키워드인 ▲광표, ▲아시안게임, ▲생성식 AI, ▲일대일로, ▲쯔보바비큐, ▲e스포츠, ▲선저우 17호, ▲해양환경보호, ▲귀향 취업, ▲국산 제품 궐기와 상당 부분 겹치는 결과다.
올해 중국은 국제 협력, 경지, 과학기술에서 신속한 발전을 이룬 해로 꼽힌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관심은 국가 실력과 민족 자긍심이 분명히 드러나는 중대한 사건에 집중됐다.
선저우 17호 발사 성공이라는 항공 분야의 성과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는 중국의 종합적인 국력이 향상되었음을 잘 나타낸다. 이런 이유로 두 역사적인 순간은 바이두 페이디엔의 올해 10대 대사건, 키워드에 모두 포함됐다.
올해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키워드에는 ▲AI 대모형, ▲디지털 경제, ▲중국 우주 정거장, ▲양자 컴퓨터, ▲생성식 AI, ▲디지털 트윈, ▲프롬프트 엔지니어, ▲오버헤드 모노레일, ▲실온 초전도, ▲뇌-IT 인터페이스가 꼽혔다.
올해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식 AI가 비즈니스 재구성을 가속화하면서 AI 시대를 열었다. 뇌-IT 인터페이스 기술의 응용 개발은 전면 가속화됐고 AI 대모형 열풍으로 대화형 콘솔(Command Line Interface)을 개발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새로운 직업으로 급부상했다.
이 밖에 실제 장비나 공간, 사물을 컴퓨터 가상 세계에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과 앞서 세계적인 논란이 된 실온 초전도가 올해 10대 과학기술 키워드에 포함됐다.
올 한 해는 코로나19로 일시정지 버튼이 눌러져 있던 중국의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둔 해이기도 하다. 이는 올해 10대 영화에 선정된 ▲유랑지구(流浪地球)2, ▲만강홍(满江红), ▲우주탐색편집부(宇宙探索编辑部), ▲소실적타(消失的她), ▲팔각롱중(八角笼中), ▲장안삼만리(长安三万里), ▲봉신제일부: 조가풍운(封神第一部:朝歌风云), ▲열렬(热烈), ▲고주일척(孤注一掷), ▲견여반석(坚如磐石) 10편 모두가 중국 국내 영화인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중국 10대 드라마에는 ▶거유풍적지방: 바람이 머무는 곳(去有风的地方), ▲광표(狂飙), ▲삼체(三体), ▲만장적계절(漫长的季节), ▲장풍도(长风渡), ▲연화루(莲花楼), ▲장상사(长相思), ▲운지우(云之羽), ▲영안여몽(宁安如梦), ▲일념관산(一念关山)이 꼽혔다. 이중 올 1월 아이치이(爱奇艺)에서 방영한 ‘광표’는 중국 당국의 20년에 걸친 부패 척결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높은 평점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회의 변화를 잘 반영하는 올해의 10대 유행어에는 ▲관종(显眼包, 독특한 외모나 행동으로 눈에 띄는 사람), ▲I형∙E형 인간, ▲city walk, ▲쭌두자두(尊嘟假嘟, “진짜야, 가짜야”의 귀여운 어조), ▲배향태묘(配享太庙, 뛰어난 기술, 능력, 용기를 가진 이에 대한 칭찬 또는 조롱), ▲순애전신(纯爱战神, 아름다운 연애 스토리만 좋아하는 시청자들을 일컫는 말), ▲특전사식 여행(特种兵旅游), ▲타이쿠라(泰酷辣, 너무 멋지다는 뜻의 ‘타이쿠라(太酷啦)’와 동음어), ▲디지털 반찬(电子榨菜, 식사할 때 영상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행위), ▲도파민 패션(多巴胺穿搭)이 포함됐다.
올해 ‘관종’과 ‘순애전신’은 인터넷 원주민들의 안주거리로 자리잡았고 ‘타이쿠라’와 ‘도파민 패션’은 분야를 넘나들며 수많은 화제 검색어로 등장했다. 이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관광 자원을 누리겠다는 ‘특전사식 여행’, 영상, 인터넷 등을 중국의 국민 반찬 자차이(榨菜)로 삼는 ‘디지털 반찬’과 마찬가지로 현대 중국 사회의 일면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 각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들이 새로운 혁신과 기록을 쏟아냈다. 올해의 10대 인물에는 ▲다이빙 선수 취안홍찬(全红婵), ▲배우 장송원(张颂文), ▲중국 국가대표 여자 농구팀, ▲우주인 구이하이차오(桂海潮), ▲우주인 탕홍보(汤洪波), ▲중국 대외 원조 의료팀, ▲교육과학 연구자 황링이(黄令仪), ▲원촨 대지진 ‘경례 어린이’ 랑징(郎铮),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통리나(董丽娜), ▲교육과학연구자 완부엔(万步炎)이 꼽혔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다이빙 선수 취안홍찬, ▲탁구 선수 왕추친(王楚钦), ▲탁구 선수 마롱(马龙), ▲스키 선수 에일린 구(谷爱凌), ▲탁구 선수 쑨잉샤(孙颖莎), ▲수영 선수 왕순(汪顺), ▲스케이트보드 선수 천예(陈烨), ▲사격 선수 황위팅(黄雨婷), ▲e스포츠 선수 쉬삐청(徐必成), ▲수영 선수 장위페이(张雨霏)가 10대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다이빙 선수 취안홍찬은 ‘물보라 소멸 기술’로 다시 한번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올해의 10대 인물과 스포츠 선수 두 분야 모두에서 최상위에 올랐다. 중국 국가대표 여자 농구팀은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거머쥐면서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렸고 이국에서 사랑의 노래를 쓴 중국 대외 원조 의료팀과 문화 예술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변함없이 선보이고 있는 ‘따거(大哥, 큰 형님)’ 장송문도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2008년 원촨(汶川) 대지진에서 구조 당시 들 것에 실린 채 중국 해방군에게 감사의 경례를 한 4살 꼬마 ‘랑징’은 14년이 지난 올해 우수한 성적으로 베이징대 국제관계학부에 입학해 중국 전 국민들에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밖에 올해의 10대 소설에는 ▲만상지왕(万相之王), ▲만고신제(万古神帝), ▲아유일검(我有一剑), ▲검래(剑来), ▲구성패체결(九星霸体诀), ▲혼돈검신(混沌剑神), ▲심공피안(深空彼岸), ▲역천사신(逆天邪神), ▲검도제일선(剑道第一仙), ▲태황탄천결(太荒吞天诀)이 포함됐다.
한편, 바이두 페이디엔은 바이두 콘텐츠 생태계에 창작 및 공유를 하는 600만 명 이상의 창작자들 중 꼽은 올해의 10대 창작자, 라이브방송 플랫폼 YY 진행자, 바이잔(百战) 진행자 명단을 처음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