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문턱 완화, 입국 절차 간소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모바일 결제가 걸림돌로 지적되면서 상하이 정치협상회의 위원회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ID(数字ID)’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23일 재신망(财新网)은 22일 상하이시 정치협상회의(정협) 제14기 2차 회의에서 장산(江山) 상하이시 정협 위원이자 홍콩대 중화회 집행위원장이 이같이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장산 위원은 “해외 모바일 결제 사용 빈도가 적어 외국인들이 중국 입국 후 결제 분야에서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외국인의 택시 호출, 식사 후 현금 결제 시 거스름돈 불편, 전자상거래 쇼핑 어려움 등의 문제로 이어져 해외 관광객의 소비, 생활 편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이칭(姜逸青) 상하이시 정협 위원이자 상하이문화출판사 편집장도 “외국인 관광객이 중국에 도착한 뒤 가장 기본적인 결제 문제부터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무슨 우호감이 생기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관련 당국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장산은 “최근 위챗페이, 알리페이가 해외 신용카드 지원, 국제 버전을 출시하는 등 전면 업그레이드를 진행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습관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차이로 수용도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엄격한 정보 보안을 바탕으로 출입국 관리국이 입국 시 비자, 여권, 개인 사진, 휴대폰 번호 등 엄격한 신분 인증 정보를 토대로 외국인 고유의 ‘디지털 ID’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면서 “외국인이 상하이에 입국한 뒤 디지털 ID로 모바일 결제,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서 실명 인증을 진행하면 반복적인 개인 정보 수집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ID로 단기간 중국에 오는 이들에게 모바일 결제 환경을 제공하고 외국인이 단기간(3~6개월)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며 해외 카드 결제 및 정산의 방식으로 위안화를 계좌에 충전, 이를 제3자 모바일 결제 채널을 통해 소비할 수 있도록 연동할 수 있다”면서 “이로써 전통 결제 방식의 도용, 돈세탁 등의 리스크를 예방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소액 모바일 결제 수요를 해소하며 국제 사회가 중국 모바일 결제의 발전 성과를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장산은 “상하이는 공항, 기차역, 수입박람회 등 국제적인 전시관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원스톱(一站式)’ 국내 모바일 앱 다운로드, 모바일 결제 개통, 앱 활용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센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하이시 정협 공상연계는 “상하이를 중국 입국 관광의 첫 번째 목적지로 만들 것”이라면서 “2019년 상하이 입국 관광객은 897만 2300명, 관광 외화 수입은 83억 8000만 달러로 상하이시 GDP의 1.5% 비중을 차지해 전국 주요 대도시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상하이 입국 관광객 수는 350만 명으로 전국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도 “코로나19 이전 일본, 태국 등 국가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 모바일 결제, 중국어 서비스 등을 제공한 것처럼 상하이도 외국인에 더 우호적인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