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 산시(陕西), 후난, 장쑤 등 여러 지역의 질병통제센터가 백일해 발병 급증을 경고했다.
25일 재신망(财新网)은 최근 발표된 전국 법정 전염병 발생 상황을 종합해 지난해 연간 국내 백일해 발병 보고 건수가 3만 8205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최고 정점인 2019년(3만 27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그람 음성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다. 직접 접촉이나 비말 등을 통해 전파되며 3~12일의 잠복기를 걸쳐 발작, 구토 등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기침 증상을 보인다. 주요 감염원은 백일해에 감염되었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성인으로 감염자 1명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R값(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12~1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백일해 발병 건수는 지난해 12월에만 9126명으로 연간 최고점에 달했다. 중국질병통제센터가 발표한 ‘2023년 12월 주유해야 할 돌발 공공위생 사건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전국 백일해 환자 수는 크게 증가하다 국경절 연휴 기간 잠시 주춤한 뒤 최근까지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3일까지 광동, 후난, 지린성 보고 환자 수가 2022년 동기 대비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전국 백일해 환자 중 어린이가 43.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학생이 35.4%로 그 뒤를 이었다. 사망률은 1세 미만의 영유아가 10만 명 중 72.6명으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발생 당시 중국은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백일해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보고된 백일해 환자 수는 각각 4475명, 9611명으로 2022년(3만 8295명), 2023년(3만 8295명)을 크게 밑돌았다.
다만 이 집계도 과소 측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백일해 예방 통제 현황과 중국 백일해 방역 전략 전망’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현행 전염병 네트워크 직접 보고 시스템은 각급 병원의 수동 모니터링 보고에 의존하고 있다. 여러 지역의 인구 혈청학 모니터링 보고와 주동 모니터링 보고 발병률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전형적이지 않은 임상 증상, 진단 기술의 민감도 차이, 진료 방문 의사 등 여러 이유로 90~95%에 달하는 백일해 환자가 진단되지 않거나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연구는 밝혔다.
연구는 영유아는 생후 6주~2개월 사이 1차 백일해 예방접종을 하고 학령기 아동, 청소년, 성인도 예방접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신 중 백일해 예방접종은 산모와 태아를 보호할 수 있어 필수 접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