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노 호날두(39, 알 나스르)가 당초 24일, 28일 예정되어 있던 중국 프로 축구팀과의 친선경기를 돌연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25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 등 현지 매체는 23일 밤 8시 30분 주최측이 기자회견을 열어 호날두의 건강 상의 이유로 경기 출전이 불가해지면서 1월 24일, 28일 선전에서 치를 예정이었던 알 나스르와 상하이 선화, 저장팀과의 친선경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단, 이후 연기된 경기 일정은 발표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해당 경기 티켓의 환불 방안을 발표하고 경기 관람객의 호텔, 항공권 등도 모두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날두는 “오늘은 가슴 아픈 날”이라면서 “중국 축구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일은 정말로 통제할 수가 없다”면서 “20여 년간 축구를 해 왔지만 부상은 불가피해 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의 경기는 취소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꼭 다시 돌아올 것”이라면서 “나는 중국을 좋아하고 중국의 축구 팬들을 좋아한다. 다시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현지 축구 팬들을 달랬다.
현지 매체는 호날두가 돌연 경기를 취소한 것은 부상에도 경기를 강행하고 라이브 방송에 그를 이용하는 주최 측에 강한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호날두 입국 당일만 해도 관계자는 호날두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팬들의 우려에 “주최 측으로부터 호날두가 중국에서 열리는 두 경기에 모두 출전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확언했다.
매체는 호날두가 중국을 자신의 ‘제2의 고향’이라 칭하며 방문 일정을 시작했지만, 입국 후 며칠 만에 많은 불쾌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날두의 부상은 ‘기정사실’임에도 주최 측이 그의 출전을 공식화하고 공개 석상에서 중국 축구 팬들을 위해 출전을 요청해 호날두가 불만을 가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2일 열린 알 나르스 중국 방문 만찬에서도 호날두가 동료들과 건배를 하고 있는 사진이 SNS에 퍼져 현지 누리꾼들 사이 논란이 된 사실도 지적했다. 그가 들고 있는 잔에 술이 들어있다는 누리꾼들의 추측으로 ‘경기 전 음주’ 행위가 논란이 된 것이다.
논란은 잔에 들어있는 것은 술이 아닌 ‘흰목이버섯배탕(银耳雪梨汤)’이라는 주최측의 해명으로 일단락됐으나 해당 자리에 수많은 ‘왕홍(网红, 인플루언서)’가 참석해 호날두에게 사인, 촬영, 라이브방송 출연 등 요청이 쇄도해 호날두를 난감하게 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결정적으로 오는 26일 호날두 출연을 예고됐던 중국 인플루언서 리얼바오베이(烈儿宝贝)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淘宝直播间) 홍보 방식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매체는 꼬집었다.
실제로 이날 진행되는 라이브방송은 앞서 주최 측이 소속팀 알 나스르의 명의로 출연을 성사시켰으나 이후 공개된 포스터에는 호날두의 이름과 사진만 크게 나왔다. 이에 대해 호날두와 알 나스르는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해졌다.
현지 누리꾼들은 호날두의 돌연 경기 취소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다수 누리꾼들은 “경기 출전도 안 하고 활동도 안 할 거면 호날두는 왜 중국에 왔나?”, “주최 측에 불만이 있는 것과 경기를 취소한 것이 무슨 상관이 있나? 불만이 있으면 활동에 참석을 안하면 될 일. 경기를 취소할 것까진 없다”, “중국 온 뒤에 부상을 발견한 것도 아니면서 돌연 취소라니 무슨 짓인가”, “중국에 왔으면 철저히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 이것은 중국인 무시하는 행위”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부상당한 선수에게 경기 출전을 강요한 주최 측이 잘못”, “호날두를 데려다 라이브 방송에서 물건을 팔게 하다니. 어느 나라에서 이러겠나?”, “호날두로 돈 벌 궁리만 한 주최 측의 인과응보”라며 주최 측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