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회사인 시스템IC가 중국 국영기업인 우시산업발전그룹(WIDG)에 우시법인 지분 49.9%를 3억 4930만 달러(4780억원)에 넘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9일 봉황망과기(凤凰网科技)가 전했다.
감독 관리 문건 및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최근 WIDG에 우시 파운드리 지분 21.3%를 1억 4930만 달러(204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WIDG는 2억 달러(273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여 28.6% 지분을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거래는 올해 10월 마무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는 지난 2017년 하이닉스가 설립한 완전 자회사로 현재 우시 파운드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우시 파운드리 지분은 SK하이닉스 시스템IC와 WIDG가 각각 50.1%, 49.9%씩 보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7월 중국 우시 공장 건설을 위해 WIDG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당시 이미 관련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시스템IC 우시 파운드리는 2018년 지어진 뒤 8인치 웨이퍼에서 28나노미터 이상의 기본 칩을 생산하고 있다. 성숙, 전통 칩으로 불리는 이 칩은 자동차 전원 관리 시스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D(DDI), 사물인터넷 장비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된다.
파운드리 업계가 현재 치열한 첨단 공정 경쟁 속에 있는 가운데 성숙 반도체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판매량에서 여전히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전자 기업과 전기차 제조업체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은 최근 세계 주요 성숙 반도체 시장 중 하나로 부상했다.
글로벌 산업 조사 기관 IBS는 중국의 수요 폭증으로 오는 2030년 세계 28나노미터 이상의 성숙 반도체 시장은 2020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281억 달러(38조 4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SK하이닉스 시스템IC가 중국 기업에 파운드리 지분을 매각함으로 중국 업체와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중국 성숙 반도체 열풍에 대응해 중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