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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을 위한 작별... 저장대학교 127회 졸업식

[2024-07-19, 11:05:01] 상하이저널
'저장대학교 제127회 2024학년도 학부생 졸업식 및 학위 수여식'이 6월 22일 진행됐다. 저장대학교 즈진강 캠퍼스에서 진행된 본 졸업식에는 6000명 이상의 학부생이 참여했다. 저장대학교에는 매년 졸업식마다 비가 온다는 속설이 있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화창한 날씨로 졸업생들은 뜨거운 작별을 맞이했다. 

성대하게 진행된 제127회 저장대학교 졸업식
 
[사진=저장대 졸업식]
 
[사진=학교장 두장펑(杜江峰)의 졸업 연설(출처 : 바이두)]

중국 대학의 졸업식은 가장 중요한 학교 행사 중 하나다. 저장대학교의 졸업식 또한 마찬가지로 7개 캠퍼스의 6000명 이상의 학생이 모두 모여 한자리에서 졸업식을 진행했다. 본 식은 학생들이 준비한 오프닝 노래와 국기계양식으로 시작되었으며, 졸업생 대표로 외국어학원 양근문(杨谨闻) 학생이 단상에 나가 연설을 통해 자리를 빛냈다. 

이어 저장대학교 교장 두장펑(杜江峰)은 “학생들이 자신감과 자립심을 유지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문제를 대하고, 굳건한 의지로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큰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수 많은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저장대 동문들과 함께 시대를 이끄는 청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교장을 비롯한 부교장, 각 전공의 대표 교수들이 단상에서 내려와 마지막 졸업 행사인 발수(拨穗)를 진행했다. 

대학 졸업의 마지막 단계, 졸업 의식 “발수(拨穗)” (이삭 돌리기)

[사진=교수님이 학생의 학사모 이삭을 넘겨주는 모습]

중국의 졸업식에는 특별한 문화가 있다. 바로 졸업식에 참여한 교장, 부교장, 각 학원 대표 교수가 학생들의 학사모 이삭을 넘겨주며 학위를 수여하는 졸업 의식 “발수(拨穗)다. 발수는 방향을 바꾼다는 뜻의 “발(拨)”과, 이삭을 뜻하는 “수(穗)”로, 학과장이나 학교의 지도자가 학생의 학위 모자에 달린 이삭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겨주는 의식이다. 이는 학생들이 이삭처럼 충분히 성장해 인재가 되었으므로 날개를 펴고 큰 그림을 그려 자신 가정, 사회에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응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졸업식에서 “발수(拨穗)”는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교장과 교수들이 단상에서 내려와 학생들의 학사모 이삭을 한 명씩 넘겨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6000명 이상의 졸업생들의 학사모 이삭을 하나씩 넘겨주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만큼 뜻깊고 의미 있는 의식으로 많은 학생들이 4년간의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전공 별 졸업식과, 즐거운 졸업식의 밤(毕业晚会)

[사진=신문방송학원의 졸업식(毕业晚会)]
 
[사진=외국어 학원 학생들이 “못말리는 아가씨” 챌린지로 무대를 꾸미는 모습]

졸업식에 진심인 중국인만큼, 전체 졸업식 이외에도 학원(학과)별로 졸업식을 따로 진행한다. 학원은 학과들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으로 같은 계열의 전공을 모아놓은 분류 체계다. 각 학원은 본과 졸업식과 별개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 각각 다른 날짜에 다른 장소에서 학원 졸업식을 진행한다. 저녁에 모여 학원 졸업식을 하는 경우 “毕业晚会(졸업 파티)”라고도 부른다. 학과별 졸업식에서는 졸업생들이 미리 무대를 준비해 노래, 춤 등의 공연을 진행하고 이후 본 식에서는 우수 졸업생을 시상한다. 외국어학원의 졸업식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못 말리는 아가씨” 챌린지를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해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후 학과 교수님들과 전공 학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으며 행사가 마무리된다. 
 
[사진=공공관리학원에서 제공한 졸업 선물과 사진을 찍은 모습]

학원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학과별로 준비된 선물이다. 공공관리학원의 경우 가방과 키링, 졸업 테디베어를 선물로 나눠주었으며, 신문방송학원의 경우 로고가 들어간 반팔티를 선물로 제공했다. 

다양한 국적 그러나 우리는 모두 하나, 유학생 졸업식
 
[사진=유학생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유학생 졸업식에 준비된 포토존에서 촬영]

유학생 졸업식은 본과 졸업식 다음 날에 진행되었다. 학교 극장에서 진행된 졸업식에서는 국제교육학원에 소속된 유학생들이 모두 모여 졸업장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유학생 졸업식인 만큼 중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졸업식이 진행됐다. 일전의 전체 졸업식에서는 많은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가족의 졸업식 참관이 불가했지만, 유학생 졸업식의 경우 극장 2층에 외부인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부모님이 자녀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졸업식에 함께 참여했다. 

학교 측에서 준비한 포토존에서는 전문 사진 기사가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온라인으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많은 졸업생이 부모님, 친구와 함께하는 추억을 기록할 수 있었다. 국제교육 학원의 세심한 배려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6월은 사진 촬영의 달, 졸업 사진에 진심인 중국
 
[사진=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죽은 척 한 뒤 졸업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중국 SNS 샤홍슈(小红书)에서 유행중인 죽은척 사진찍기 챌린지(출처: 샤오홍슈)]

중국은 졸업식 시즌이 되면, 졸업 한 달 전부터 학생들은 학교를 돌며 졸업사진을 촬영할 만큼 졸업식과 졸업사진에 진심이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졸업사진 챌린지는 “사망 졸업사진 챌린지”다. 이는 최근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졸업생들이 자신의 모습을 풍자하는 것으로, 일전 중국에서 유행했던 현실 비판 문학인 쿵이지(孔乙己) 문학과 같은 맥락이다. 
 
[사진=학교 정문에서 졸업생이 부모님과 함께]
 
[사진=저장대 구옥 대강당]

이외에도 저장대학교의 대표적인 졸업사진 스팟으로 꼽히는 학교 잔디밭, 구옥 대강당, 도서관, 정문 등은 학사복을 입은 졸업생들로 가득 차 있으며, 심지어는 전문 사진 기사를 고용해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단독 사진을 찍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친구들과 평소에 가보지 못한 다른 캠퍼스를 돌며 졸업사진을 남기는 유행도 있다. 이처럼 중국 대학생들은 6월 내내 친구들과 다 같이 졸업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한다.

학원 졸업식, 본 졸업식, 유학생 졸업식까지 세 번의 졸업식을 통해 마침내 졸업생으로 거듭난 청춘들은 사회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 처음으로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마주한 세상에서 분명 수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겠지만, 자랑스러운 저장대학교의 졸업생으로서 슬기롭고 지혜롭게 이겨낼 것이다. 지난 4년간의 저장대에서의 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생들이 밝게 빛나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길 소망한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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