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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 5] 빙하 유적지 등산로 '푸즈산(覆卮山)'

[2024-08-15, 13:00:01] 상하이저널
상하이에서 멀지 않은 저장성 샤오싱(绍兴)의 계단식 논밭으로 유명한 푸즈산은 유채꽃이 필 때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이 오기 직전인 5월도 보리밭의 황금물결을 볼 수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푸즈산 가는 길에 끝도 없이 펼쳐진 황금빛 보리밭을 보면서 아련한 어린시절의 추억과 함께 '어린 왕자'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진=끝도 없이 올라가는 계단식 논밭]

"저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안 먹어. 그러니까 밀은 나한테는 소용없는 물건이야, 밀밭을 보아도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 그게 몹시 슬프단 말이야! 그런데 네 머리는 금빛이지, 그러니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참으로 근사할거야! 금빛나는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리고 나는 밀밭으로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좋아질 거야……"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황금빛 보리밭길을 바라보면서, 나의 눈에 길들여진 어린시절 보았던 고향의 보리밭이 떠오르면서 아련한 추억과 함께 풋풋한 아카시아 꽃향기, 밤 꽃 향기가 코끝을 스치면서 행복감이 밀려온다.  

즐거운 산행 

푸즈산 풍경구에 있는 912번 종점에서 버스를 내리면 멀리 끝도 없이 올라가는 계단식 논밭이 보이고, 계단식 논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농부들의 인내와 노력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서 만들어진 대자연의 걸작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땅에 목숨 걸고 얼마나 힘들게 살아온 날들의 결실일지 그 깊이는 측량할 길이 없다.

바위를 타고 가는 등산로 vs 흙길과 돌계단길

  
[사진= 빙하가 쓸고 내려온 바위더미]

푸즈산의 등산은 빙하유적(万年冰川石浪) 표지를 따라서 가면 된다. 빙하가 쓸고 내려온 바위더미를 딛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등산길을 한번도 경험한적이 없어서 내딛는 발걸음 마다 얼마나 놀랍고 흥미진진 했는지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바위를 타고가는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느끼면 멀지 않은 곳에 흙길과 돌 계단길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면 된다. 나는 산을 오를 때는 바위를 타고 가고 내려올 때는 흙길과 돌계단을 이용했다. 흙길에서는 자연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풋풋하고 신선하고 알싸한 자연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홍단풍 길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계절을 잊게 만드는 멋진 길이다.   
 
[사진=산행길에 만난 홍단풍(5월)]

[사진=금은화(金银花)] 

등산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순수한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인데, 이번에는 금은화 꽃을 따는 중국인들을 만났다. 푸즈산 등산길에 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데 그것의 정체는 바로 금은화(金银花)였다. 중국인들은 금은화 꽃을 따서 그늘에서 말려서 꽃차를 만든다고 했다. 즉시 네이버에 검색해본 결과 놀라운 효능이 있다고 나온다. 금은화는 잘 말려서 약재로 사용할 수 있고, 염증치료, 함암 성분, 해열작용, 관절염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해산물이 풍부한 샤오싱

산행을 마치고 덜컹거리는 버스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구름과 가로수길을 감상하면서 이번에는 무슨 음식을 먹을지 고민을 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버스를 타고 약간 번화가로 나와서 택시를 갈아타고 샤오싱의 먹자골목으로 옮겨갔다.  강과 바다로 이어지는 샤오싱은 해산물이 풍부하다고 한다. 해산물과 채소를 골라서 볶음을 시켰는데, 신선하고 깔끔해서 맛있게 먹었다. 식당 뒤쪽은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피로를 날려주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삶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여아홍술'이 샤오싱의 유명한 술이라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마셔보고 싶다. 

 
푸즈산 가는 방법  

홍차오역(虹桥火车站)6시 57분에 출발해서 샤오싱 동역(绍兴东站)에 8시 45분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가다가 버스로 갈아타고 푸즈산풍경구에 들어갔다.  
•홍차오역-샤오싱 동역: 1시간 48분 소요 
•기차 요금: 86元  산행을 마치고 종점에서 16시 35분 버스를 타고 나와서 택시를 갈아탔다. 외딴곳에 갈 때는 택시를 타고 끝까지 가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가다가 버스로 갈아타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택시가 잘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어서 막차를 타고 나와야 하는데, 택시를 타고 끝까지 갈 경우 버스 정류장이나 막차 시간 정보를 놓치기 쉽다.  

<푸즈산(覆卮山)>
•입장료: 무료  
•주소: 浙江省绍兴市上虞区东澄村2号覆卮山景区 


정은희
상하이산악회 단체방을 운영하며 매주 상하이 인근 산행을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상하이리포터, 한국컬러앤드패션트렌드센터(CFT) 패션애널리스트, 상하이 <좋은아침> 기자로 활동했다. (wechat ID golo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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