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2024년 5월 30일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 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
|
2024년 5월 23일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에 위치한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이었던 박태인 일병이 군기훈련이란 명목 하에 가혹행위를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뒤인 5월 25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곪아 있었던 군대 내의 가혹행위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수사과정에서 중대장이 훈련병에게 완전 군장을 시킨 상태로 보행, 뜀걸음, 선착순 달리기, 팔굽혀펴기를 시키는 등 규정을 어긴 가혹행위를 행하였다는 것이 밝혀지며 이와 함께 대한민국 국군의 수 십 년 간의 병폐였던 가혹행위에 대한 대응책이 강구되기 시작했다
군 내 가혹행위, 폭언 95% 차지
국방부훈령에 따르면 가혹행위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육체적-정신적인 고통이나 인격적인 모독을 주는 일체의 행위”라 말하며 현대화가 되어가는 현 군대 내에서도 뿌리 뽑지 못한 악습이다. 군대 내 가혹행위의 종류로는 기수열외, 갈굼, 구타, 성군기 위반 등이 존재하며 이 외에도 수많은 가혹행위들이 존재한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수진 의원이 20~30대 예비역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영문화 관련 여론 조사”에 따르면 “군복무기간에 본인이 직전 폭언, 구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59.8%, 즉 10명 중 6명이 당한 적이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가혹행위의 종류로는 폭언이 약 95%로 가장 많았고 성폭력도 6%를 차지했다.
군성폭력상담소 설치 후 900건 접수
군인권센터의 2022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살펴볼 때 가해자의 38.7%는 지휘관, 16.8%는 상급자, 그 다음으로 13.4%의 선임병이었다. 또한 2019년 군 성폭력 사건 지원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군성폭력상담소 설치 이후 900건이 넘는 군 성폭력 사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가해자의 74.6%는 선임 또는 상급자로 드러나며 위력, 위계로 인한 직장내 성폭력으로서의 군 성폭력 사건의 특징을 보여준다.
가혹행위 해결 노력 ‘동기생활관 제도’
군 내 가혹행위는 오랜 시간 동안 군대 내의 큰 골칫덩이였던 만큼 이를 해결하려던 노력 또한 존재해왔다. 부대 내 각종 부조리와 가혹행위로 인해 신병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2014년부터 동기 생활관 제도가 실시되기 시작했다. 동기 생활관 제도란 훈련 도중에는 선임 후임이 함께 훈련을 받지만 일과가 끝나거나 주말에는 오직 한 생활관 내에서 동기들끼리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후임간의 가혹행위를 감소시키기 위해 도입된 동기생활관 제도지만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했다. 도입 초기에는 선임과 함께 지내지 않아 불편함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군 동기라도 나이가 다를 수 있고 힘에 따라 서열을 나누어 힘이 약한 병사를 괴롭히는 일이 발생했다.
군기훈련 목적 체력단련 금지
또한 앞으로 군에서 훈련병 군기훈련 목적의 체력 단련, 일명 얼차려가 금지된다. 이는 12사단 박 훈련병이 완전군장을 한 채 연병장을 달리는 등의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지고 결국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찾기 위한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훈련병은 아직 체력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군기훈련에 뜀걸음이나 완전군장 상태에서 걷기 등 체력단련 종목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적어도 훈련소에서 병사-간부의 위계질서로 인한, 계급에 의한 가혹행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국방부의 탁상행정이다 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체계적인 예방·대응시스템 구축해야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은 군대 내에서의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규정과 철저한 교육, 강력한 처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군대 내 가혹행위는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군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따라서 군은 체계적인 예방과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이러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군인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강한 군대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학생기자 변환희(상해한국학교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