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 한중다문화협의회 출범, 배승동 초대 회장 위촉
[사진=배승동 재중국한중다문화협의회 초대 회장]
한중 수교 이후 32년간 ‘한중 가정’이 꾸준히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한인사회에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수가 급격히 줄면서, 상대적으로 한중 다문화가정 비중이 더욱 커진 것이다. 실제 전체 학생수 감소 추세에 있는 상해한국학교는 초등학생 3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 학생이다. (표 참고)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주중대사관도 올해 재외동포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업 주제를 ‘한중 다문화가정’으로 정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중국 전역의 한중가정 구성원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회장 배승동)가 출범했다.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 초대 회장에 위촉된 배승동 회장은 “우리 다문화가정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다양한 언어와 더 다채로운 문화를 갖고 있다. 다문화는 위축의 단어가 아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문화를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며, 함께 체험하고 증명하면서 다 함께 다문화의 다채로운 미래를 열어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 회장은 현재 상해한국학교 이사, 2017년 설립된 상하이다문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가 잠정 집계한 한중가정 구성원 수는 약 20만 명에 달한다. 추정치지만 2023년 외교부에서 발표한 재중 한국인 수 21만 4000명과 비슷한 수치다. (유학생 2만여 명 포함, 시민권자 조선족 제외) 재중 한국인 수가 점차 감소 추세에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 장기 거주하게 될 한중가정 구성원들이 재중 한인사회 주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중국에서 다문화가정은 더 이상 소수가 아닌 한인사회 중심에 서고 있는 것이다.
[사진=지난 6월 22일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재중 한중다문화협의회’ 출범식 개최]
배 회장은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 설립 취지에 대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선전), 산동, 동북3성 등에는 다문화센터가 각 지역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로 자녀의 한글 교육, 정체성 교육, 한중 가정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해결하는 장이 되고 있는데, 다문화센터가 없는 지역은 SNS를 통해 교류하는 정도에 그쳐 안타까웠다”라며 “오래전부터 중국 20만 다문화가정을 대표하는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돼 오다가 올해 드디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됐다”고 전했다.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는 4년 전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한 18개 지역의 44명 준비위원명이 4년 간 SNS 단톡방을 통해 설립목적, 정관, 방향 등을 논의해 왔다. 오랜 준비 끝에 출범한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는 설립 취지에 맞게 앞으로 한국정부와 해당 기관 등에 다문화가정의 목소리를 대변할 계획이다.
배승동 회장은 “다문화 가정들이 겪고 있는 생활, 교육, 정체성 등의 개별적 문제와 더불어 국적, 비자, 문화, 교류 등 공통의 문제까지 함께 상의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비자, 거류증, 의료, 교육 문제 등이 가장 시급하다”라며, “중국 전역 다문화가정의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는 한국정부에 해외단체로 정식 등록해 협의회의 형식적 법적지위를 갖추는 것과, 중국 내의 민간 단체로의 중국 각지역의 다문화센터를 개설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배 회장은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의 목표는 ‘잘 살고’, ‘잘 가르치고’, ‘역할을 잘 하는 것’이라며 ▲20만 구성원들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잘 살기) ▲문화적 다양성을 발휘하게 하며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게 하는 것(잘 가르치기)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양국의 우호증진에 역할을 하는 것(역할 잘하기)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재중한중다문화협의회는 베이징, 상하이, 톈진, 동북(선양, 다롄, 지린, 옌볜), 옌타이, 칭다오, 시안, 청두, 우한, 스쟈장, 광저우(선전), 쿤밍 등에 지회를 두고 있으며, 6개 지역 대표를 협의회 임원진으로 구성했다.
한편, 지난 6월 22일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다문화 토크쇼’과 함께 열린 재중한중다문화가정협의회 출범식에는 상하이, 칭다오, 옌타이, 선양, 다롄, 우한, 시안, 스쟈장 등 중국 각 지역 한중다문화협의회 대표들을 포함, 주중한국대사관 김병권 총영사,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 중국한국인회총연합회 고탁희 회장, 북경한국인회 박기락 회장, 북경한국학교 고현석 교장 등이 참석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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