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조용한 밤, 인민의 허기를 채우는 ‘디탄地摊)’ 논란

[2024-09-14, 07:23:27] 상하이저널
'미식의 나라'라고도 불리는 중국은 밤에도 먹을 것이 매우 많다. 중국의 야식을 먹어보지 않았다면, 중국의 음식 문화를 다 겪어보았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이다. 수업이 끝나거나 퇴근 후, 선선해지는 밤이 찾아오면, 뜨거운 낮을 피해 실내로 숨어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거리로 나온다. 이미 밤거리에 널리 퍼진 음식 냄새를 맡으면, 맛있는 냄새가 나는 디탄(地摊)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디탄문화는 중국과 떼어낼 수 없는 문화 중 하나이지만, 노점상들의 만행과 무책임으로 인해 지역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고 있다.

[사진=디탄 상인의 요리하는 사진(직접촬영)]

디탄(地摊)이 뭐야?

디탄은 일명 노점상으로 음식, 장신구,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가게를 뜻한다. 이렇듯 다양한 종류가 있는 디탄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애용하지만, 그중 가장 사랑을 받는 형태는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점 형태의 디탄이다. 밤 11시부터 슬그머니 등장하는 음식점 형태의 디탄은 보통 파란색의 작은 트럭 형식으로 뒤에 음식을 한가득 싣고 나타난다. 음식의 종류는 볶음면, 볶음밥(炒面,炒饭) 등과 같은 볶음 음식은 물론, 튀긴 꼬치, 구운 꼬치(炸串, 烧烤), 닭구이, 량피(凉皮)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평균 10위안에서 15위안 사이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사람들의 허기를 채운다.

국가는 허락, 도시는 불허?
 
[사진=디탄 상인과 도시 관리인의 분쟁 사진(출처: 바이두)]

중국 정부 당국은 코로나를 비롯한 오늘날의 내수시장 침체로 인한 경제 침체를 해결하고자 올해 디탄에 관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디탄의 합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며, 창업의 문턱을 낮추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허가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도시관리부는 아직도 디탄을 쫓아내고 벌금을 물리고 있다. 그 이유로는 세 가지가 있다.

먼저, 디탄은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 디탄은 주로 도로와 길을 점거하여 영업하고 있으며, 길을 점거하는 행위 및 영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사람들의 통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 방치한다면, 디탄들이 점점 많아지고, 길은 점점 좁아지며,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점점 어려워져 도시가 안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는 게 도시의 입장이다. 또한 물리적인 길 점거 문제 이외에도, 늦은 밤의 기름 냄새, 연기, 소음 등은 주변 주민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두 번째는 명백한 불공정 경쟁이다. 디탄과 달리 점포를 얻어 경영하는 상인은 식품 관리처의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월세, 세금 등을 내야 한다. 반면 디탄 상인은 어떤 증명서도 발급받을 필요도 없고 관련 비용을 낼 필요도 없으며, 점포 가게 주변에 언제든지 가게를 열어 다른 상인의 이익을 해치는, 일종의 불공정 경쟁의 시장 분위기를 형성한다.

세 번째는 식품 안전의 위험이다. 두 번째 이유에서 말했듯이, 점포를 얻어 경영하는 상인은 심사를 통과하고, 경영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관련 부서의 주기적인 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디탄의 상인들이 판매하는 식품은 위의 감독을 일절 받지 않으며,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위생 허가증, 건강증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식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는 사 먹는 손님의 건강 관련 문제로 이어져도 이를 보상할 방법이 없다.
 
[사진=디탄 상인들의 영업하는 사진(출처: 샤오홍슈)]

디탄의 미래는?

앞서 말한 내용을 토대로 디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거론되고 있다. 사실 사회의 취약계층인 줄 알았던 디탄 상인들이 주변에 피해를 주고 책임을 전가한다는 입장과 도시로 처음 오거나 갓 사회로 나온 사회 초년생들에게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기회를 제공하여 존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한 중국의 네티즌은 “과거에는 도시 관리가 노점상(디탄)을 쫓아내는 것을 부당하게 여겼으나, 이후 노점상들이 영업 후 청소를 하지 않아 쓰레기와 기름으로 거리가 더러워지는 문제를 알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도시 관리부에서 노점상들에게 관리비와 청소비를 요구했지만, 노점상들은 이를 거부하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의 일방적인 면만 보는 사람들은 아마 나처럼, 도시 관리들은 모두 깡패들이고, 약한 서민들을 괴롭힐 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탄은 정부가 지적한 대로 중요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입을 늘리고 싶은 사람이든, 창업을 원하는 청년이든, 디탄을 통해 자기 창업의 꿈을 실현할 수 있으며, 수공예품, 먹거리, 오락거리, 생활용품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블루오션 시장에 뛰어들고 또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디탄의 존립 여부에 관한 많은 이들의 의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국 정부 당국이 디탄에 대한 문턱을 낮춘 만큼 더 엄격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학생기자 박진영(저장대 사회학과 4)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상하이·화동 15개 한글학교 교사 1..
  2. 中 제조업 분야 외국자본 진입 제한조..
  3. [인터뷰] ‘상하이클래스’ 유튜버로..
  4. 중추절 항공권 가격, 비수기 수준으로..
  5. “마라탕 좀 시켜줘” 알리페이, AI..
  6. 中 대형 조선사 2곳 인수합병…세계..
  7. 벤츠, “여전히 큰 시장” 중국에 2..
  8. 상하이 도심에 ‘산’ 생긴다, 9월..
  9. 노무라 “中 하반기 경제 성장률 4...
  10. 테슬라, 中·유럽서 내년 1분기 FS..

경제

  1. 中 제조업 분야 외국자본 진입 제한조..
  2. “마라탕 좀 시켜줘” 알리페이, AI..
  3. 中 대형 조선사 2곳 인수합병…세계..
  4. 벤츠, “여전히 큰 시장” 중국에 2..
  5. 노무라 “中 하반기 경제 성장률 4...
  6. 테슬라, 中·유럽서 내년 1분기 FS..
  7. 中 상하이·쑤저우·난징 등에 외국인..
  8. 中 8월 주요 경제 성장지표 ‘약세’..
  9. 중국 최초 '원숭이두창' 백신, 임상..
  10. 中 1~8월 저장 배터리·시스템 투자..

사회

  1. 상하이·화동 15개 한글학교 교사 1..
  2. [인터뷰] ‘상하이클래스’ 유튜버로..
  3. 중추절 항공권 가격, 비수기 수준으로..
  4. 상하이 도심에 ‘산’ 생긴다, 9월..
  5. 상하이 여행절, 유명 관광지 62곳..
  6. 화웨이 신제품, 리셀러 가격 1800..
  7. 태풍 ‘버빙카’ 중추절 연휴 상하이..
  8. 화동연합회 3분기 정기회의 宁波서 개..
  9. 장가항 한국주말학교 개학 “드디어 개..

문화

  1. 제35회 ‘상하이여행절’ 14일 개막..
  2. [책읽는 상하이 251]가녀장의 시대
  3. 韩中 문화합작 프로젝트, 한·중 동시..
  4. ‘아름다운 한글, 예술이 되다’ 상..
  5. 中 축구협회 “손준호, 영구제명 징계..
  6. 제35회 상하이여행절, 개막식 퍼레이..
  7. [책읽는 상하이 252] 뭐든 다 배..
  8. [책읽는 상하이 253] 너무나 많은..

오피니언

  1. [Delta 건강칼럼] 환절기 주의해..
  2. [교육 칼럼] 목적 있는 배움
  3. [금융칼럼] 한 가족 다른 지붕, 오..
  4. [무역협회] RCEP 활용, 아시아..
  5.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4] 뭐든지..
  6. [교육칼럼] ‘OLD TOEFL’과..
  7.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