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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강우가 아니라 인공재해?

[2024-09-19, 19:35:37] 상하이저널
최근 중국 충칭시(重庆市)에서 인공강우를 시도한 직후 태풍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공강우와 기후 조작 기술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인공강우는 특정 지역의 가뭄을 완화하거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기술로, 여러 국가에서 실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이 기술의 장점과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충칭시, 가뭄 5급 비상 대응 발령
 
[사진=2024년 9월 3일 ~ 9월 5일 충칭시 고온 예보(출처: 충칭시 기상대)]

지난 3일 충칭시 기상대는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할 것을 예측해 반복적인 고온 적색경보 신호를 발령했다. 충칭시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것은 8월 21일 이후 14일 연속이다. 현재 충칭시에는 이미 20개의 구와 현이 가뭄으로 피해를 보았고 이후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충칭시 홍수 및 가뭄 방지 지휘부(防汛抗旱指挥部)는 지난 3일 시 전체에 가뭄 5급 비상 대응을 개시하기로 했다. 가뭄 등급 국가 표준은 가뭄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5급은 그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토양에 수분이 장시간 심각하게 부족하고, 지표식물이 마르거나 사망하여 농작물과 생태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며 공업 생산, 식수에 비교적 큰 영향을 끼치는 등급이다. 

이에 따라 충칭시는 대부분 지역의 유리한 기상 조건을 포착하고 인공강우를 시도했다. 인공 영향 기상사무실(人工影响气象办公室) 장이쉔(张逸轩) 부주임에 의하면 지난 2일 14시부터 3일 02시까지 인공 강우용 고사포탄 158개, 로켓탄 37개 등을 발사했고 이후 일부 지역에 최대 31mm의 비가 내렸으며 최고기온 38도에서 29도까지 약 10도가 낮아졌다.

인공강우 기술의 양면성: 가뭄 해소와 자연재해
 
[그림=인공강우의 원리 설명(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인공 강수라고도 하는 인공강우는 대기 중의 구름에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 같은 화학 물질을 뿌려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상 변화를 일으켜 가뭄을 해소하거나, 산불을 진화하며, 대기 중의 먼지를 줄이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중국은 대기 오염 문제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어 인공강우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기술을 통해 공기 질 개선, 농작물 재배지의 수분 보충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충칭시에서 발생한 태풍(출처: 바이두)]

그러나 지난 2일 중국 충칭시 기상청에서 인공강우를 시도한 후 예상치 못한 태풍이 발생하면서, 이 기술이 자연재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충칭시 기상청은 인공강우 직후, 70개 이상의 관측소에서 8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관측되었으며, 최대 풍속은 34.4m/s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태풍으로 적지 않은 가로수가 쓰러지고 일부 옥외 광고판도 떨어져 나가면서 "이번 태풍이 인공강우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칭시 기상청, 인공강우와 태풍의 무관성 주장
 
[사진=충칭시에서 요오드화은을 넣은 로켓을 날리는 모습(출처: CCTV 뉴스 캡처)]

장이쉔 부주임은 인공강우가 응결핵 역할을 하는 요오드화은을 넣은 포탄이나 로켓을 구름 속에 터트리면서 작은 물 입자를 더 빨리 모이게 하여 빗방울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으로 강풍 형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인공강우는 강수량만 가져올 뿐 태풍과의 관계가 크지 않고 영향 범위가 제한적이었으며, 이때 일어난 것은 주로 오후의 강한 대류 날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태풍이 주로 대기의 불안정한 에너지 방출 때문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비가 내린 후, 대기의 불안정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우박, 돌풍, 천둥과 번개와 같은 강한 대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이쉔 부주임은 강한 대류 날씨로 인해 인공강우 작업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인공강우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사진=스타트업 르네상스가 인공강우를 시도한 직후의 강수량 (출처: 스타트업 르네상스)]
 
[사진=비행기가 요오드화은을 분사하는 모습 (출처: 스타트업 르네상스)]

2023년 8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멕시코가 농작물 손실, 물 부족, 식품 가격 상승 등의 문제에 직면하자, 멕시코 정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기술인 인공강우를 시도했다. 인공강우는 1940년대에 처음 발견된 기술이다. 그때부터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약 50개국에서 사용되었고 멕시코는 70여 년 동안 인공적으로 날씨에 영향을 주는 실험을 해 왔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인공강우의 유효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는 가뭄을 해결할 방법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2020년 12월부터 시도해 온 인공강우 프로젝트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2021년 인공강우 시도로 40% 더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고했으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인 스타트업 르네상스(Startup Renaissance)의 대변인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립 대기연구센터의 과학자 로엘레프 브뤼인제스(Roelef Bruintj)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과학적 관점에서 인공강우의 유효성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 강우가 유망할 수 있다고 믿으나 훨씬 더 많은 연구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공강우는 가뭄 해결과 대기 오염 저감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인공강우 시도와 그 후 발생한 태풍 사건은 이러한 기술이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를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 기후 조작 기술을 더욱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과 규제 체계가 필수적이며, 자연의 복잡성을 깊이 이해하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기자 이서경(저장대 국제무역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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