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사관등 여러 나라 대사관들이 위치한 타오지앙루(桃江路) 에는 많은 고급 레스토랑과 바(BAR) 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오래된 전통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현대적이고 화려한 상하이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거리 초입에 올 3월 초 오픈 한 'OKTOBER' 레스토랑을 찾았다. 레드 카펫을 따라 발길을 옮기면 금빛 가로등 불빛 뒤로 맥주를 제조하는 대형탱크들이 눈에 들어온다. 잘 가꾸어진 정원에는 목조테이블이 놓여 있고 가로등 불빛을 받아 이곳의 운치를 더한다. 야외정원을 중심으로 맥주 제조실, 보리창고, 레스토랑이 빙 둘러 자리잡고 있다.
OKTOBER사장 원훈재씨는 이전 쌍용에서 근무하다 요식업계에 뛰어들게 됐다. 쉽지 않은 선택인 만큼 OKTOBER의 곳곳에 그의 숨은 땀과 정성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지난 3개월동안 밤과 낮으로 인테리어 인부들과 동거동락한 결과라고 한다. 이 레스토랑은 특히 70년의 역사를 가진 목조건축물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이 레스토랑은 귀족적이고 당당한 느낌을 준다.
레스토랑 1층은 바와 크고 작은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통독일 맥주 바 같은 분위기가 나며 한쪽벽면에 맥주의 창시자를 스케치한 벽화가 인상적이다. OKTOBER에서 직접 양조한 맥주와 양주, 와인, 샴페인 등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다. OKTOBER 맥주는 네덜란드 대사 등 많은 유럽미식가들이 극찬한 바 있고‚ 밀맥주(화이트맥주), 옐로우맥주(라거), 흑맥주 등 세가지 종류가 있다. 이 맥주들은 제조실에서 발효되어 나온 알짜배기 맥주들이다. 공장제품 맥주를 판매하는 업소들과는 달리 자가생산 맥주를 내는 업소는 맛이 오락가락하기 쉬워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기울게 되면 맛이 바로 변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정성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다. 상하이에는 약 5군데 정도 하우스 맥주집이 있는데 꾸준히 안정적인 솜씨를 보여주는 곳은 드물다. 하지만 이곳은 독일에서 맥주공학을 전공한 한국인 맥주제조 전문가가 3개월간 열정을 쏟아 직접 설비들을 제작하고 완벽에 가까운 맛을 만들어냈다. 독일에서 직접 들여온 보리를 사용해 맥아와 녹말질로 맥아즙을 만들고‚ 가열 및 냉각된 맥아즙에 맥주효모를 넣어 발효시키고 약 30~40일정도 숙성시킨 후 여과해 낸다. 맥주저장 탱크에서부터 바에서 뽑아낼 때 까지 맥주는 0℃를 유지해서 신선하다. 맥주제조는 온도조절이 중요한데 OKTOBER 맥주 맛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이 맥주는 일반 맥주처럼 홉의 향이 나는 것보다 맥아의 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가볍고 깔끔한 맛이 정말 유럽에서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준다. OKTOBER가 정식 오픈하기 전에 열려진 문을 통해 무심코 들어왔던 푸른 눈의 손님들은 이 집 맥주 맛에 반해 항상 퇴근길에 들른다고 한다. 벌써 입소문을 타고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직원들의 몸놀림도 분주해졌다.
원목으로 된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1층과 2층의 사이에 독립적인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는 30~40명 정도가 함께 스포츠 경기나 영화관람이 가능하다. 2층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야외 테라스라에서는 연인과 풍성만 만찬을 즐기며 낭만적인 추억을 쌓기에 적합하다. 마지막 3층은 회의나 단체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유럽풍의 실내 인테리어는 조그마한 조명부터 접시 하나까지 정성이 느껴진다.
게다가 세계조리사협회의 정식회원이자 만델라 넬슨과 빌 클린턴 같은 저명인사를 위해 요리한 적이 있다는 이 집 요리사는 유럽피안 스타일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그가 정성을 다해 만들어낸 요리에 눈이 즐겁고 입 또한 즐거워진다.
맛은 물론 서양사람들의 양에 맞추다 보니 양 또한 두둑하다. OKTOBER의 가장 큰 장점은 맛있는 음식을 우아하고 멋진 장소에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영국기자는 이 곳이 상하이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소가 될 것이라는 기사를 쓴 적도 있다.
호텔 뷔페가 부담스러울 때 정통 유럽피안 음식을 맛보고 싶을 때 맛있는 디저트가 생각날 때 이곳 OKTOBER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취재: 본지 편집부
사진: 김호빈 인턴기자
1. Salad of steak tomatoes and buffalo mozzarella cheese/52RMB
담백한 치즈와 싱싱한 토마토가 만나 입안 가득 상큼함이 가득하다.
2. Tournedos Rossini /198RMB
졸깃졸깃 탱탱한 치킨 살과 부드러우면서도 살살 녹는 거위간의 풍미. 여기에 야채를 곁들이면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3. Grill Teller/158RMB
베이징 농장에서 무공해 재료로 만든 수제 소시지. 네 가지 모두 훌륭하지만 특히 김치 맛의 매콤한 소시지는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4. Beef Tenderloin/188RMB
부드러운 육질의 스테이크와 유럽피안이 가장 즐겨먹는 거위간의 조화. 풍부하고 깊은 맛이 배어 나온다.
5, Vegetarian Choice/148RMB
부드러운 양고기와 버섯이 만나 양고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손이 가는 음식이다.
6. Dark Chocolate Fondant/58RMB
달콤한 초코케익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특별한 맛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진다.
OKTOBER 위치 : 徐汇区桃江路39号 / T:6433-0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