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27년간 한결같이 농구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지켜온 사람이 있다. 볼혹의 나이를 잊고 지금도 농구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간다. 지난해 9월부터 GM대우 아시아태평양본사 상하이에서 공급수요관리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하창호(43)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에게 농구는 어떤 스포츠인지 묻자 "대학시절 한때 농구에 푹 빠져 농구냐 여자친구냐 둘중 선택하라는 여자친구의 말에 연애의 최대고비를 맞기도 했었다*라며 웃는다. 그는 "정신건강에 참 좋은 운동인 것 같다. 골을 넣고 수비하면서 해냈다는 성취감은 농구를 해 본 사람만이 안다. 특히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하다 보면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그대로 옮겨 와 젊어지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한다.
하창호씨의 농구사랑에 대한 경력은 풍부하다 못해 화려하다. 그로부터 농구와 함께 걸어온 27년에 대해 들어보았다.
고교시절 길거리 농구를 즐겼으며 대학에서 호바스 농구동아리를 결성해 농구에 열정을 쏟았다. GM대우에 입사한지 3년째 되던 해 사내 농구동호회를 조직해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적응하고 나아가 동료애와 직장애를 키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모범동호회라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의 농구사랑은 대학과 직장을 넘어 동네에서도 식을 줄 몰랐다. 서울 성동구 주민들과 200세 클럽을 조직해 활동하면서 최근 2년 동안 경남 사천클럽과 두 지역을 왕래하며 친선경기를 펼치고 있다.
그의 농구사랑은 국경 넘어 상하이에서도 여전하다. 상하이에 도착하자 마자 농구사랑이라는 온라인카페를 열었고 지난 4월 개최된 교민체육대회에서 농구사랑팀은 우승으로써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상하이지역 총 21개 팀이 참가한 3:3 길거리 농구에 출전해 예선 6전 전승, 준결승 1승 1패로 17일 3, 4위전을 남겨놓고 있다. 이 경기가 끝나면 상하이주재 외국인들의 주말리그인 인터네셔널 바스킷볼 리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디트로이드 피스톤즈팀을 좋아한다.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거친 수비와 팀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팀 컬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가 대학이나 직장 그리고 동네에서 결성한 농구팀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모든 멤버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농구를 지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상하이에서 청소년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이 다음에 손주와 함께 농구하고 싶다는 하창호씨의 작은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