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중국 경제 1번지, 동방의 파리, 리틀 도쿄. 상하이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높이 치솟은 고층 빌딩, 가슴 뻥 뚫리는 멋진 야경,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화려한 수식어와 딱 들어맞는 상해의 모습이다. 중국 최대도시 상하이의 명성은 쉽게 얻은 것이 아니다. 아편전쟁과 프랑스, 영국과 미국 등의 조계지로서 순탄치만은 않은 상하이만의 특색과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신구(新久)가 한데 어우러진 상하이에서 첨단도시 상하이는 잠시 접어두고 역사 속의 상하이를 찾아나서 보자.
쉬후이취(徐汇区), 상하이 역사 재현
쉬후이취 정부가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맞이해 역사문화풍경 지구 및 우수한 역사건축 부호 3년 행동계획을 발표하였다. 엑스포 기간 동안 헝산루(衡山路)-푸싱루(复兴西路) 역사문화 풍경지구 내 15개에 이르는 길에서 `만국건축박람'을 개최하여 상하이의 역사와 면모를 재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몇몇 거리는 고건축을 보수하여 특색 있는 역사건축 감상 길로 만들 계획이다. 그 당시 건축의 미와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여 상하이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취지인 듯 하다.
역사건축 감상길
고층 빌딩과 백화점으로 번잡한 쉬자후이(徐家汇)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비교적 한적하고 색다른 모습의 상하이를 만날 수 있다. 숨막힐 듯 빼곡히 서있는 고층빌딩을 뒤로하고 3층 정도 높이의 작고 아담한 건축물들이 즐비해있다. 얼핏 보면 뒤덮어진 넝쿨과 세월의 흔적 때문에 조그마한 가정집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국의 특색 있는 건축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
-졘궈루(建国路)
쉬후이취에서 추진하는 역사문화 풍경지구에 포함된 또 하나의 지역으로 쉬자후이공원에서 헝산루를 따라 걸으면 찾을 수 있다. 거리에서 그림 그리는 아저씨,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떠는 할머니들, 편안한 동네 풍경이 꼭 지난날의 상하이 같다.
졘궈루(建国路)에서 보수된 곳은 384弄35号로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미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소식 듣고 구경 온 가족도 있었다. 3층짜리 건물에 뾰족한 지붕, 굴뚝 등 당시의 북유럽 스타일을 그대로 보존했다.
창문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내부는 아직 공사 마무리가 덜 된 모습이다. 내부에 있는 계단은 둥근 반원 형태로 3층까지 연결되어 있다. 1층 발코니 양 옆에는 밝게 비출 조명이 있는데 그마저 그 당시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 바깥에서 보이는 창문은 네모 반듯한 채 반쯤 열려 있었고, 반원의 발코니도 깔끔한 모습이다. 그 외 456弄 등 2개 동은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보수가 되지 않은 다른 곳 역시 유럽풍의 건축물을 그대로 간직 채 중국인의 생활도 담고 있었다.
(졘궈루)찾아가는길: 버스 42번 建国西路역 하차.
주소: 建国西路 384弄35号
- 우캉루(武康路)
상하이교통대학에서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를 따라가다 보면 우캉루(武康路)가 나타난다. 입구에 들어서면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상하이의 색다른 모습을 느끼게 한다. 아담하고 이색적인 느낌의 건축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상하이의 조계역사를 떠오르게 한다.
따뜻한 가을 햇살을 받고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유럽풍의 집들. 뾰족하고 빨간 지붕에 굴뚝이 그림 속에서 본 듯하다. 아치형의 튀어나온 발코니, 그 밑에 옹기종기 놓여진 작은 화분. 하얀색 건물에 파란색 아치가 지중해안가의 집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우캉루 40弄4号는 올해 6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이미 보수공사가 완료되었다. 아이보리색 벽에 벽돌색 지붕, 그 밑으로 보이는 창문, 벽돌색 창틀까지. 한 눈에 봐도 이색적인 기분이 감돈다. 옛날의 상하이를 떠올리며 바라본다면 의미는 더욱 달라질 것이다.
1930년대의 상하이와 현재의 중국인들이 어우러진 이것이야 말로 살아 숨쉬는 역사가 아닐까.
상하이 근현대사를 몸소 느끼고 싶다면, 당장이라도 상하이 구석구석을 찾아보자. 옛 것을 잘 간직하여 역사의 일부분을 기억하려는 노력에 다시금 국제도시로 상하이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우캉루)찾아가는길: 버스 911번 武康路역 하차,
548번 北地区华山路武康路역 하차.
주소: 武康路 40弄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