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문을 연 상하이국제금융빌딩(上海环球金融中心 SWFC)은 지상101층, 해발고도 492m으로 동방명주, 진마오빌딩을 제치고 당당히 상하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푸둥(浦东) 루자주이(陆家嘴)에 자리잡은 이 빌딩을 떨리는 가슴으로 찾아가 보았다.
실내전망대인 100층, 97층, 94층 3개 관광층과 79층에서 93층 사이에 자리잡은 하얏트 호텔이 문을 열었다. 상하이국제금융빌딩은 개방 첫날 중국언론을 뜨겁게 달궜고, 또 상하이의 최고층을 구경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개방 후 며칠이 지난 평일 오전에 이 빌딩을 찾아으나 최고층을 보겠다는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아, 표를 사고 입장하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해발고도가 타이베이 101빌딩 508m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이 빌딩은 전망대 입장료가 진마오빌딩(75위엔), 동방명주(50위엔)보다2-3배 높은 150위엔이다. 하얏트 호텔은 숙박비용이 5천위엔(75만원)에서 8만8천위엔으로 상하이에서 가장 비싸다. 호텔측에 따르면 예약이 밀려 지금 예약해도 10월 이후에나 객실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보안검색을 거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이 빌딩의 모형을 볼 수 있는 시연실로 안내된다. 국제금융빌딩에 대한 첫 느낌은 ‘쇼핑백’이다. 100층과 97층의 평행구조를 중국언론들은 ‘하늘 육교’로 묘사하지만 쇼핑백의 손잡이 같은 느낌이다. 지상 94층, 423m 높이를 약 30초 만에 주파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트의 속도감에 아찔해진다. 94층 전망대의 중앙홀 좌우 유리벽을 통해 푸둥과 푸시를 가로지르는 황푸강(黄浦江)과 와이탄(外滩)의 아름다운 경관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낮에 방문하면 푸둥의 야경을 볼 수 없어 약간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94층과 97층은 에스컬레이트로 연결돼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천정과 좌우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는 97층은 남북 길이가 약 55m 가량의 통로형 구조다. 97층의 천정 유리벽이 열리면 상공의 찬 기운이 피부에 와 닿아,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다. 97층에서 100층으로 올라갈 때 입장표를 재검사하기 때문에 표를 잘 간직해야 하며, 관람객이 많을 경우 30분 정도 엘리베이트 앞에서 줄을 서야 한다.
이 빌딩 최고층 100층에 오르면 진마오빌딩과 동방명주가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100층은 사방이 온통 유리벽으로 되어 있고, 유리 발판 아래로 97층을 구경하며 오가는 관람객들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유리 발판을 내딛고 서면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 아찔해진다.
94층, 97층, 100층에서 상하이 시내를 조망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못해 산의 정상에 오른 듯 가슴이 시원해진다. 야경이 내려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세계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다는 하얏트 호텔에서 황푸강과 와이탄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
▷김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