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한국 주요 대학들의 2009학년도 정시 논술 경향을 중심으로 논술 대비책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정시 논술을 치룬 대학은 불과 8개 대학으로 많이 축소되었으나, 강화 추세인 수시 모집에서의 논술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사항으로 몇 대학들의 수리논술이 과거 본고사를 연상시키는 고난이도의 수학문제 풀이를 요구하여 큰 논란이 되었다.
서울대가 교과서에 기초한 무난한 문제를 출제했다는 평가이고, ‘공감’이라는 주제를 설정한 고려대 또한 전형적인 교과 통합형 논술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경제 문제에 중점을 둔 연세대의 출제 경향이 필자의 주목을 끌었다. 심지어는 먼지가 쌓였을 만도 한 마르크스의 저술이 지문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최근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공산당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일본 그리고 서점에서 ‘공산당선언’과 같은 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독일의 사회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연세대 출제 경향에서 보듯이 논술이란 시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사해동포주의’를 언급하기도 한 고려대의 ‘공감’이라는 주제 또한 넓게 보면 현재의 지구적 경제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논술이란 기본적으로 당대의 현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에 단순한 책읽기 및 글쓰기 연습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 평소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분석 그리고 문제에 대한 대안을 고민해 보는 사고의 연습이 필요하다.
해결책으로 신문읽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물론 추천 도서에 대한 충실한 독서가 선행되어야 함은 기본 조건이다. 빌딩건축에 빗대어 책이 사고의 기초와 골조공사라고 한다면 신문은 외장과 인테리어라 할 수 있다. 뼈대나 기초만으로는 건물이라 할 수 없듯이 신문읽기는 선택이 아닌 사고 연습의 필수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신문을 통한 사고와 글쓰기 교육의 대표적 개념이 NIE(Newspaper in Education)이다. 이는 미국 학교들이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 타임즈’를 글쓰기 교재로 활용하면서 개발된 교육법이다. 이미 한국에도 도입되어 각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고 관련 교재의 출판도 활발하다. 지난해 서울대 모의 논술에서 1등을 차지한 모 고등학생은 서울대가 추천한 도서 보다는 꾸준한 신문읽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신문은 여러모로 검증된 유용한 논술 교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신문을 읽을 것인가? 해답은 매일 일간지를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어린이신문이 아닌 보통 일간지를 읽혀도 무방하다. 부모님과 함께 읽게 되면 난해한 내용이나 용어 등에 대해 즉시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익숙해지면 일간지 한 부도 몇 십분 내에 읽어 낼 수 있다. 또한 주요 사안이나 관심 분야에 대한 스크랩을 적극 권한다. 혹자는 신문을 6개월만 스크랩 하다 보면 인생 진로가 발견되거나 결정될 수 있다고 한다. 신문은 정보와 지식의 보고이며, 글쓰기 전문가들의 주옥 같은 글을 제공하고 있는 논술 대비 최적의 교재이다.
▷최경연(솔로몬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