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은 천술이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만큼 그만큼 정성과 성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환자를 돌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의사를 만나는 것은 또한 우리의 복이다. 성가한의원의 정희선 박사를 만나보았다.
“환자를 만날 때, 환자가 좋아져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고 의사로서의 사명감까지 느끼게 된다”는 정희선 박사는 병원에 있을 때 내가 있을 곳에 있는 것 같아 마음이 가장 편안해진다고.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할 때도 간호사 일까지 도와가며 일을 했을 정도, 이런 열정에 인턴인데도 병원에서 침구과의 6인 병실 한 개를 정희선 박사에게 맡겼다.
중풍 치료전문 병동이다보니 모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로 약물과 침 치료를 시술했다. 당시 뇌졸증으로 꼼짝 못하고 침대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던 한 할머니는 병세가 좋아져서 걸어서 퇴원을 하며 정희선 박사의 손을 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다’는 말씀만 반복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정희선 박사가 의학의 길로 접어 들게 된 것은, 지난 96년, ‘니하우’도 모르고 남편을 따라 상하이에 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생존과 생활을 위해 언어부터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상해사범대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나서 공부를 계속 하기로 하고 본인의 적성과 지인들의 권유를 고려, 상해중의대에 입학 한 것이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일을 했던 터라 남들은 어렵다는 중의공부도 즐겁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온종일 공부만 해도 어려운 중의과정, 아이를 돌보며 가정생활을 함께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정희선 박사는 철저히 가정과 학교 생활을 양분하여 생활했다고 한다.
학생으로서의 생활은 학교에서 끝내자는 결의 아래,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칼날같이 귀가한 후 저녁 시간은 철저히 아이와 함께 했다.
아이가 잠들고 나서야 책을 펴고 다시 새벽에 가장 먼저 등교해서 예습, 복습을 했다니 의학의 길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렇게 분초를 아껴 <약물성 간 손상>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면역세포와 한방과의 관계를 주제로 임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상의 모든 환자들의 마음까지 어루어만지는 의술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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