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de garden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상하이-광동요리점 쑤저후이는 이미 적잖은 교민들에게 익숙한 장소일 것이다. 상하이에만도 열 두 군데의 지점을 갖고 있는 쑤저후이인지라 아마도 알게 모르게 한번씩은 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쑤저후이가 지난 여름 구베이 카르푸 근처에도 문을 열었는데 오히려 너무 가까운 등잔 밑이라 그런지 이 지점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옌안시루 수이 청루(延安西路 水城路)의 제이드 가든이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그 바로 옆에 이웃하고 있는 홍차오밀레니엄 호텔의 다른 딤섬집과 착각한 것 아니냐고 되물어 온다.
옌안시루(延安西路) 2558하오(号) 사이프러스 가든 호텔 1층에 위치한 쑤저후이는 흑백이 조화된 아르누보풍의 인테리어에서 기존의 지점들과 차별화된다. 2010세계박람회를 겨냥해 훙차오카이파취(虹桥开发区)에 닻을 내린 쑤저후이 창닝점 이니만큼, 다른 지점들에 비해 훨씬 고급스럽고 현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으슬으슬 뼛속까지 시리다는 상해의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쑤저후이의 메뉴판에도 변화가 생겼다. 허한 곳은 보하고 찬 곳은 따뜻하게 하는 쉬쩌부즈(虚则补之),한쩌원즈(寒则温之)) 중의학의 원리에 맞추어, 따뜻한 성질을 가진 재료들을 이용한 보양메뉴 둥링진부(冬令进步)가 20여가지 이상 제공되고 있다.
버섯과 햇잣조림 쑹런화구(松仁花姑, 16元), 마라편육 마라뉴진둥(麻辣牛筋冻, 28元),쇠힘줄 해삼 생선부레 토란을 갈비찜처럼 푹 익혀 만든 쏸먼싼바오(蒜焖三宝, 118元), 해삼 부레 상어지느러미 버섯 메추리알 등의 보양재료로 끓인 뚝배기 치린사궈(麒麟 砂锅, 238元).
겨울철에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곧 면역력 증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니 신종플루로 온 세계가 들끓는 요즘, 도랑치고 가재잡고, 맛있는 중국요리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는 실속을 부려 보자.
아울러 제철을 맞은 게를 이용한 요리만 모은 메뉴도 15가지에 이른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테이블 한가운데 커다란 게요리 접시를 놓고 이야기 나누랴 게살 바르랴 바쁘디 바쁜 중국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국의 꽃게보다 껍질이 단단하고 살이 적기 때문에 연신 퉤퉤 뱉어가며 맛있게도 먹는 모습이지만 모임이나 손님 접대시 살짝 민망하다면 중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기다리고 있다. 식당에서 하루 종일 게살만 발라내는 직업이 있기에 가능한 갖가지 게살요리로 털게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들한 생선 완자에 끼얹은 걸죽한 소스 안에 고소하고 노란 알이 알차게 씹히는 셰펀위완
(蟹紛魚丸, 58元), 중국식 연두부와 게살이 조화된 셰펀더우푸(蟹紛豆腐, 15元), 돼지고기와 게살을 반죽해 아이 주먹만큼 큼지막한 완자를 빚어 육수에 두어 시간 뭉근히 끓여 뜨끈한 국물과 함께 맛보는 셰펀스쯔터우(蟹纷狮子头, 58元),
게살을 속으로 넣은 셰펀춘쥐안(蟹紛春卷, 24元).
특히 커다란 게모양의 질그릇에 담겨 나오는 셰펀위완(蟹紛魚丸)는 뚜껑을 열기 전부터 특이한 그릇을 감상하는 재미도 준다.
중국음식의 경험이 별로 없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중국식당 중의 하나가 바로 제이드 가든이다. 맛도 그렇지만 조금 비싼 계절 특별식을 제외하면 20~40元 대의 메뉴가 가장 많기 때문에 부담 없이 중국음식을 배우기 좋은 곳이다.
고기채볶음을 밀전병에 싸먹는 징장러우쓰(京酱肉丝)을 응용한 보빙바오추이쑹(薄饼包脆松, 36元)은 고기 대신 바삭하게 튀긴 국수와 채소를 말아 먹기 때문에 요리라기보단 부담없는 간식의 느낌이다.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바삭한 국수가닥을 집어먹는 손이 바쁘다. 닭껍질이 바삭하도록 튀겨낸 다음 양념장을 발라 구운 추이피룽강지(脆皮龙岗鸡, 36元),
새우가 듬뿍 든 누룽지탕 샤런궈바(虾仁锅巴, 38元),
흔히 닭고기를 이용하는 궁바오지딩(宫保鸡丁, 38元) 대신 큼지막한 관자와 새우로 만든 궁바오솽셴(宫保双鲜, 88元) 등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가느다란 중국당면(春雨)과 해물을 뚝배기에 볶아 내오는 바왕펀쓰바오(覇王粉丝堡, 48元)는 중국식 잡채로 보면 쉬운데, 샹차이 (香菜)와 화자오(花椒)가 심심찮게 씹히니 이 두 가지를 즐기지 않는 분이라면 긴장을 늦추지 말 것!
요리이름들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지만 대부분의 추천메뉴는 사진이 함께 곁들여 있어 주문에 어려움은 없다.
11시~오후 4시까지 얌차(인차, 饮茶)가 제공된다. 점심 저녁에 모두 제공되는 딤섬도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차와 함께 갖가지 딤섬을 즐기는 본격적인 얌차는 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딤섬은 일반 메뉴와 달리 사진이 없이 한자로만 기재된 종이쪽지에 표시해서 주문하는데, 어려운 이름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겁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딤섬(뎬신, 点心)은 마음에 점을 찍듯 가볍게 먹는 음식이라 딤섬이라고 하지 않던가. 설령 잘못 시키더라도 입맛에 안 맞아 못 먹을 정도의 딤섬은 거의 없다.
요리 이름 중에 새우, 돼지고기, 무, 대추 등의 주재료를 먼저 확인하고 정(蒸, 찌기), 사오(焼, 볶기), 차사오(叉烧, 갖은 양념으로 만든 매콤짭짤한 소스에 윤기나게 조린 음식), 창펀(肠粉, 얇은 쌀전병에 속재료를 말아 찌는 요리) 같은 조리법을 이해한다면 누구나 중국요리 주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접시에 대부분 3~4개씩 올라가는 딤섬 메뉴들은 12~20元 대의 가격대로, 얌차로 점심을 대신해도 좋을 만큼 푸짐하고 경제적인 식사를 할 수 있다.
▶주소: 延安西路 2558号 A楼
▶문의: 6278-9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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