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살다 보면 가끔씩 수산물을 직접 사서 생선 요리를 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까르푸나 가까운 슈퍼에 가서도 생선을 구입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분인데 수산물 도매시장을 직접 찾아 좀 더 싸고 생선 냄새를 맡으며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를 갈까 고민될 때 바로 통촨루(銅川路)의 수산물도매시장에 가보자.
● 롱샤 연어 장어 쏘가리 싸다 싸
통촨루를 끼고 100m가 넘는 길 양옆으로는 수산물 매장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영업하는 이곳 수산물들은 대부분 해외를 비롯해 중국 각지에서 비행기로 운송된다. 오후부터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해 저녁 8시가 되면 장사진을 이루는 이곳. 바지락 대나무 조개에서 오징어 갈치 조기 광어 연어 병어 광어 가리비 전복 롱샤(龍蝦) 따쟈시에(大閘蟹) 등 없는 생선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작은 매장들마다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은 누가 지나갈라 치면 "롱샤 싸고 맛있어요" "노르웨이산 연어 있어요" "쏘라기 싸다 싸"를 외치며 손님을 끌어들인다.
순박한 모습으로 자신의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생선을 하나하나 손으로 가리키거나 집어보며 설명해주고 직접 해먹는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주는 모습이 신선하다.
●수산물 가격 비교 재미 솔솔
한국인들이 즐겨 찾아 먹는 바지락과 대나무 조개가 시장 매장의 입구마다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 대나무 조개는 끈으로 한 묶음씩 묶여져 멀리서 보면 무슨 벌레 집단처럼 보이는데 가격은 한근에 18위엔 정도. 바지락은 15위엔, 소라는 10위엔으로 일반 상점들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큰 수염과 다리를 가진 가재과의 생선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상하이 사람들이 즐겨먹는 롱샤란다. 한 매장에 근무하는 천루스(陳如寺) 씨는 "등이 빨간 큼지막한 롱샤는 캐나다 수입제로 하나에 250g 정도이며 한 근에 180위엔, 그 밑에 조금 작은 남아프리카산은 130위엔"이라고 말한다. 너무 비싸다고 하니 죽은 롱샤를 가리키며 "위엔"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 가까이 가보니 전복이다. 전복 가격을 물으니 한근에 80위엔이라니 한국이나 중국이나 전복은 금값임을 실감한다.
연어를 파는 매장에서는 노르웨이산이 가장 비쌀 뿐더러 할인도 많이 못해준다고 주인은 버티고 서 있다. 붉게 연어빛을 띤 노르웨이산일 경우 보통 한 근에 30위엔, 일본에서 건너온 연어는 25위엔 정도이다. 또 색깔이 하얗고작아 ƒ연어 맞긴 맞아?„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중국산 연어는 19위엔으로 가장 쌌다.
신기한 것은 우리나라 수산물시장에서 보기 힘든 식용 자라나 개구리들이 매장 곳곳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것. 민물새우와 바다새우를 파는 곳도 있다. 민물새우에 비해 바다 새우 가격이 3배정도 비쌌지만 먹음직스러운 것이 군침이 돈다. 살까말까 고민하는 모습으로 둘러보는 우리들을 보며 한 아줌마가 신선한 새우를 맛보려면 저녁에 다시 오라‚고 충고하는 모습이 정겹다.
백금반지 낀 따지아시에 곧 등장
통촨시장의 수산물 시장에는 갖가지 생선들이 종류별로 팔리고 있는가 하면 맞은편에 자리한 상하이후시수이찬스창(上海西水産市場)에는 따자시에(大閘蟹)세상이 펼쳐져 있다. 전문 따자시에 매장만 300여곳이란다.
유념해야 할 것은 따자시에 산지나 가격은 매장마다 조금씩 틀리므로 여러 매장을 훑어본 후 안성맞춤인 것을 잘 골라야 한다.
따자시에는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되어있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매장 입구에서 암컷 수컷을 구별해 팔고 있다. 암컷은 수컷보다 무게가 나가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맛은 일품이다.
보통 이곳에서 팔리는 따자시에는 한 근에 35위엔 정도로 9월 중순 따자시에 계절을 맞이해 백금반지를 낀 따자시에가 등장한다니 조금은 비싸지만 참 맛을 느낄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