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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야기]무소유

[2010-04-02, 15:19:49] 상하이저널
얼마전 법정스님이 입적을 하시면서 때아닌 무소유의 열풍이 불어닥쳤다. 8천원하는 책값이 15만원에 거래가 된다는 소식도 들리고, 모 경매 사이트에서는 9억원에 경매를 내놨다는 우스개같은 소리도 들은터라 무소유의 참 취지가 소유로 돌아간듯하여 입맛이 개운치가 않습니다. 그럼 무소유란 무엇일까? 잠시 의미를 살펴보자,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우었다.

아차! 이 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어딘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 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執着)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 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 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렇다, 우리네 인생사가 모두 소유로 점철되어있고 하나라도 더 소유하기 위하여 난리를 펴야하고 밤새 머리를 쓰고 괴로움에 신음하며 삶을 허비하고있는게 아닌가? 더 갖기 위하여 남을 비방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하는 죄를 짓기도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유명 연예인의 죽음이 가져다주는 느낌은 전혀 다른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쉬움과 허탈 이면에 스스로의 마음이 조금더 경건해지는 이유도 잘 알고있다. 그럼에도 뒤돌아서서 또다시 소유욕에 이글거리는 눈빛을 가지고 으르릉 거리게 된다. 정녕 김추기경님이나, 법정스님처럼 모든걸 내려 놓을 수는 없는것일까? 없을 것 같다. 정형화된 이사회의 케미스트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되어있고, 그 구조 속에서 형성된 목표에 노예가 돼버린 상태이기에….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된다. 독자분들이 이글을 보면서 뭐라고 할까? 너나 잘해라고 할까? 아니면 좋은글 써줘서 고맙습니다라고할까? 사실 필자는 는 원고를 신문사에 넘기고 나서는 그주간 발행되는 신문을 멀리한다. 자신이 쓴글에 대한 누추함과 미사여구를 치렁치렁 단 빈 껍떼기의 글을 독자분들에 내놨다는 죄책감이 들어서이다. 죄책감 또한 집착이겠지,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이제는 주제넘는 글을 쓰지않으리 마음 먹으면서도 원고요청을 받을 때면 또 거절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욕심이, 집착이 결국 소유욕의 하수인이 되어 가고 있고 펜은 어느새인가 성인군자인양 무소유를 외쳐대고있다.

오늘도 반성하며, 법정스님의 생각처럼 하루에 한가지씩 버리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하나도 못버리는 악순환이 되더라도 노력할 것이다.

▷조용한상인(trnt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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