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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한국문화를 배우며 ‘얼쑤!’

[2011-01-08, 00:25:36] 상하이저널

염성고등사범학교 ‘제2회 한국 문화의 밤’

 
장쑤성의 염성(盐城)은 약 800만 명이 사는 작은 도시이다. 이곳에 한국인 약 250명 정도가 살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시내 중심에는 한국어로 된 이정표가 세워져 있을 뿐 아니라, 거리 곳곳에서 한국어로 된 간판을 볼 수 있다. 또한 택시기사나 상점의 점원들도 ‘안녕하세요?’ 정도의 한국어 인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염성의 중국인들이 한국문화에 관심이 큰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한국의 기아자동차 공장이 이곳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각급 공교육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대표적인 한국어 교육기관으로는 <염성고등사범학교>와 <염성사범학원>인데, 이 중 <염성고등사범학교>의 한국어과는 9년째 운영되고 있는 학과로서, 현재 10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즉 <염성고등사범학교 한국어과>는 아마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한국어학과일 것이다.
  
이 염성고등사범학교 한국어과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24일 ‘얼쑤’를 타이틀로 ‘제2회 한국문화행사’를 거행했다. 이 행사의 이름을 ‘얼쑤’로 한 이유는 이것이 한국인의 흥을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 어휘이고, 이 행사를 통해 중국 학생들이 한국인의 신명을 느껴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과 노래를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혹부리 영감>, <돼지 삼형제> 등을 한국어로 연극 공연을 하고, 한 학급 학생 전원이 <아리랑>, <곰 세마리> 등을 합창하기도 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시 <진달래꽃> 낭송과 동화구연 <개미와 베짱이>, 그리고 11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패의 공연이었다. 게다가 마지막 순서로 한국어과 교사 12명이 나와 <반달>과 <징글벨>을 율동과 함께 합창함으로써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번 행사의 1등은 연극 <혹부리 영감>이 차지했고, 동화구연 <개미와 베짱이>와 합창 <아리랑> 등 두 팀이 2등을 했으며,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음악 , , 등에 맞춰 댄스리믹스를 선보인 4인조 팀 ‘Anygirls’와 <널 사랑하겠어>를 이중창으로 부른 두 명의 여학생, 그리고 사물놀이 팀 등 세 팀이 3등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전달되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큰 행사를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이번 문화제의 심사를 맡은 한국인 7명은 “중국학생들이 <아리랑>을 부를 때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으며, 사물놀이패와 함께 연습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사회자의 한국어 솜씨가 정말 대단했다”라며 호평을 했다. 반면 “학생들이 입고 나온 한복이 너무나 낡은 것이어서 마음이 아팠다”는 안타까운 소감도 있었다. 이러한 관심과 격려는 제3회 한국문화행사 ‘얼쑤’가 더욱 풍성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선(염성고등사범학교 한국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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