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교원 육성, 전문교재 부족 지적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인들의 한국어 학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한국어 학습수요에 비해 교원의 체계적인 육성, 전문 교재의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 오래다. 게다가 최근 중국정부가 휴대폰 등의 정보통신기기의 한글입력 방식을 표준화하고 ISO 국제표준으로 상정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국어’와 ‘조선어’의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염성고등사범학교 한국어과 '한국문화의 밤' |
주상하이총영사관 조사자료에 따르면, 상하이 화동지역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 학생은 6800여명, 교민자녀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한글학교 수강생 1300명, 문화원 세종학당 한글강좌 수강생 매 학기 연 600명, 상하이 한글학당 연 100여명, 상하이 조선족주말학교 102명, 이 외 사설학원까지 포함하면 매년 한국어를 배우는 숫자는 9000명에 달하는 셈이다. 교민자녀를 제외하면 현재 총 7500여명의 상하이 화동지역 중국인이 우리 글, 우리 말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교육이 ‘제대로’ 실시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올해 ‘세종학당’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 상하이한국문화원 장사성 원장은 “한국어 학습수요 급증에 부응하는 한국어 세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지인 수요를 대처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라며 교원의 체계적인 육성, 표준화된 교육과정•교재 부재를 지적했다.
|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 |
이에 본사에서는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17개 대학을 대상으로 교수(강사)와 교재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와 강사는 조선족 59명으
로 가장 많았으며, 한족 46명, 한국인은 36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상하이지역 6개 대학은 조선족 26명, 한족 12명에 비해 한국인은 4명(객원교수, 강사)에 그쳤다. 비교적 한국인 강사가 많은 곳은 실용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직업학원 성격의 장쑤, 저장지역 대학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교재 역시도 17개 대학(1학년 교재) 중 15개 대학이 베이징대, 교통대 출판사 등 중국내 출판사 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10개 대학은 중국내 출판사 교재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대학 출판사 교재를 사용하는 대학은 5곳, 연변지역 출판사 교재를 사용하는 곳은 4곳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대학은 중국대학 출판사 교재를 중복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한국어 교재는 2000년~2004년 출판된 책이 대부분이었고, 모 대학의 한국개황 자료는 5~6년전 영사관에서 제공한 자료를 사용 중이라고 답해 최신교재에 대한 아쉬움을 더했다.
하지만, 최신 한국 출판 교재만이 대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하이 한글학당 이동규 훈장은 “한국에서 공수해온 교재지만 이 역시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생활, 문화 등에서 거리감이 있다”라며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재가 없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한편, 문화원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오는 4월 전문가를 초빙해 한국어과 교수와 강사, 사설학원 강사 등을 대상으로 발음 문법 등 한국어와 조선어의 차이점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수미 기자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