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꿈을 꾸며 산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수도 없이 바뀌는 꿈을 꾸지만 그 중 가장 달콤한 꿈은 아마 멋지고 아름다운 상대를 만나 행복을 만들어가는 환상적인 꿈이 아닐까?
하지만 결혼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것은 부모님의 그늘에서 남편의 그늘까지 생겼다고 생각했던 착각에서 깨어나는 것부터 시작됐다. 많은 여성들이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까? 현실은 결코 달콤하지 않을뿐더러 동시에 오히려 그늘의 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가족 시댁, 아이들, 그리고 남편 조차도…. 어느새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이 이유여서일까 어머니는 다른 형제들 보다 내게 늘 관대하셨다. 물론 지나친 요구는 아니었지만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싶어하셨다. 어른들의 말씀대로 혼자 자란 아이의 특징이랄까 난 무엇이든지 내 것이어야 했다.
현실의 꿈은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포기해야 얻을 수가 있는 것이 있고 모든 것에는 크던 작던 댓가가 있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렇게 바쁘게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며 자연스럽게 흘러오다가도 가끔은 멈출 때가 있다. 인생에서 누구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왜 힘을 내야 할 때 멈추고 싶은지….
힘들고 지칠 때가 있었다. 힘겨워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며 신앙인인 아버지께서 "얘야, 일용할 양식에 감사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사람이 어떻게 먹고만 살아요."
난 홀로이신 아버지에게 철없이 소리쳤다.
이런 모습에 아무 말씀 없으셨지만 난 그것이 오직 먹는 양식만이 아니라는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난 무엇을 대할 때 '이것이 내게 필요한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인지'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욕심이 나를 힘들게 했는가를 볼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은 대부분 이미 넘치도록 채워져 있는데 보이지 않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 이렇게 기를 쓰며 난 늘 목말라했다. 지금 난 체념과 포기가 아니라 선택하며 산다. 현실의 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원하는 것보다 필요한 것을 보니 감사하게 되고 그리고 아직 이 부분에서는 익숙지 않지만 가족들에게도 욕심으로 인한 집착인지 사랑인지를 생각하고 살피게 한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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