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한 한국안경, 사라진 브랜드 더 많아
중국 안경 진출 4주년을 맞으며 안경산업의 지각 변동에 따라 좌충우돌을 겪었다. 이제 조금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가고 있다.
안경업계는 이미 거대 프랜차이즈인 미국의 랜즈크래프트, 일본의 파리미끼 등의 안경 본사들이 앞다투어 체질 강화를 위해 10여년 전부터 중국시장을 선점했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일부 한국의 안경 프랜차이즈점들은 미국에 진출했고, 또 한-EU FTA 체결로 한-중 FTA가 이슈를 거치면서 일부 한국 안경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앞다투어 중국진출을 이미 시도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브랜드보다 사라진 브랜드가 더 많았다.
한국업체 경우는 안경업체 중 ‘이노티’라는 업체가 중국내 프랜차이즈를 꿈꾸며 2005년 중국에 첫발을 내딛었으나 벽에 부딪혔다. 이어 한국의 최다 프랜차이즈인 1001안경원이 2007년 11월 홍췐루에 1호점을 시작으로 1~2년 사이 8개점까지 숨가쁘게 오픈했다. 중국현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한인타운이라 한국안경사들이 언어를 갖추지 못한 채 고객을 접하다 보니, 힘들게 만 4주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
1001 안경원, 한국본사의 과감한 혁신 시도
현재 1001안경원은 2007년 오픈에 이어 2009년엔 위엔화 상승으로 매출하락세를 보일 때 한국본사에서 과감한 혁신을 위한 시도를 했다. 본사 문류담당 안경사 파견에 이어 한국안경사 면허소지자인 소영옥 안경사는 본사에서 제품오더를 진행한 경험을 살려 제품구색의 다양화에 치중하고 중국안경 시장의 가장 악성인 A/S의 문제점을 해결해냈다. 그리고 각 매장의 제품의 다양한 구색을 갖추기 위한 재고조사와 호점별 선호하는 브랜드 회전을 위한 고객분석을 ERP문류프로그램으로 가동시켜 분석했다. 1년 가까이 중국직원들과 직접 매장에 근무하며 전년대비 평균 50% 매출향상을 시키는 이례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안경원 체제가 가지는 근원적 영세성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국내 1001안경원 8개점의 지각변동을 통한 체질개선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를 위해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이슈 중 하나는 ‘1매장 1점주’ 개념에 근거해, 호점 안경원간 협업체제를 형성한 것이다. 이는 한 매장에 주인의식을 가진 투자자가 자리해 고객관리를 통한 매출관리가 꼭 필요한 소사장제 시행으로, 8개점 안경원을 통합하여 전문화를 바탕으로 안경원 경쟁력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안경사 교육을 통한 영세한 안경원 체제의 전문화, 대형화, 시스템화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시도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세한 일선 안경원들의 협업에 기대하기보다, 자체 자기고객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 각 매장의 체질강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논의에 무게를 실어 가고 있다.
전문성 강화해 경쟁력있는 체인체제 구축해야
프랜차이즈가 갖는 상대적인 자본력, 체계적인 마케팅 및 홍보 전략, 안경사 교육지원, 통일된 상호를 통한 인지도 확보 등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올해 2011년에는 소순영 안경사가 투입되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안경사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시키고 있다. 중국직원들은 능력에 따라 적절한 댓가를 얻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통한 능력급여를 실시하여 프랜차이즈의 리더십이 발휘되도록 교육을 활성화 중이다.
요즘 중국 안경산업에 불고 있는 변화바람에 맞서 현재 중국안경 업계 내의 산업구조상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지금은 잠시 움츠리다가 홍췐루점에 에너지 파워를 키워 중국정서에 맞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하여 직영점을 하나씩 늘려가며 안경원과 안경사의 전문성을 강화하여 경쟁력 있는 체인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프랜차이즈가 기존의 프랜차이즈 형태의 소매업체만을 지칭하는 개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당한 자본력에 기반하여 가장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춘 중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구축된 프랜차이즈라면 그것이 기존의 프랜차이즈 업체이든 협업체제를 통해 형성된 프랜차이즈이든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던 업계지도가 몇 개의 굵은 선들 간의 유기적이 연결로 바뀌는 길만이 FTA 논의로 촉발된 중국 내 안경유통시장을 보호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소영옥(1001 안경원 안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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