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상하이 Roots & Shoots 국제 학교 축제가 지난 10월 31일(수) 21개의 학교가 참석한 가운데 샹밍중학교(向明中学)에서 열렸다. Roots & Shoots (뿌리와 새싹)는 제인 구달이 설립한 자연과 동물을 위한 환경보호 단체로 자라나는 새싹들인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열정을 나누고 실천으로 옮기는 프로그램들을 주관한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연설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자신의 친구라고 소개하는 침팬지 인형, 미스터 H를 품에 안고 무대 위로 올라왔을 땐 장내는 박수갈채 소리로 떠나갈 듯하였다.
공간을 울리는 ‘우후우후우우우’라는 소리를 내며 침팬지식으로 인사를 청한 그녀는 연설을 시작했다.
강연의 첫 번째로,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5살 때부터, 동물에게 큰 관심을 보이던 그녀는 ‘타잔’이라는 책을 읽는 순간부터 아프리카로 떠나 동물들을 사랑하고 돌봐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과 여성이라는 성별의 한계 때문에 그녀의 꿈이 좌절되려는 찰나, 친구로부터 아프리카에 초대하고 싶다는 편지를 받았다. 쉽게 오지 않는 큰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제인은 레스토랑 메니저 등 궂은 일을 마다치 않으며 비행기삯을 마련하고 미지의 세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그 곳에서 제인은 침팬지가 흰개미 집을 나뭇가지로 쑤셔 흰개미를 묻힌 다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학계에 발표하여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도구의 제작 및 사용은 오로지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라는 사고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 발견 직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그녀의 연구를 후원해준 덕분에, 침팬지에 관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 후 미국에서 참석하게 된 큰 회의에서 침팬지를 의학 연구에 무분별하게 쓰는 인간의 잔혹성에 충격을 받고 슬픔과 아픔으로 물든 침팬지의 눈을 들여다보며 제인은 연구원(Researcher)의 신분으로 회의에 참석하였다가 회의가 끝날 때쯤엔 운동가(Activist)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침팬지와 인간의 놀랄 만한 유사성을 설명하며, 우리와 침팬지가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차이점은 인간은 지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격양된 어조로 어째서 더 지능이 발달된 생물이 우리의 오직 하나뿐인 집인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거냐며 물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지구를 빌린 게 아니라 훔친 것이고 지금도 계속 훔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고 변화를 가져오기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30년 전 그녀와 똑같은 분노와 슬픔을 느끼고 있던 12명의 고등학생에게 희망을 주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상의하면서 Roots & Shoots (뿌리와 새싹)가 설립되었다. 12명의 고등학생으로 시작된 단체가 이제는 131개국의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포함하는 크고 영향력 있는 단체로 성장하였으며 ‘가망 없는(hopeless)’에서 ‘희망찬(hopeful)’으로 생각의 전이가 일어났다.
그녀는 객석을 꽉 매운 각종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끝맺었다. 멍하니 있던 200명이 넘는 사람들은 강연장이 울릴 만큼 크게 ‘네!’라고 대답하며 처음 강연을 시작하였을 때처럼 박수와 환호성으로 그녀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1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이어진 그녀의 강연은 나의 가슴과 머리를 울렸으며, 그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도 똑같이 느꼈을 거라 확신한다. 79세의 나이에 긴 시간 동안 꼿꼿이 서 강연을 한 그녀는 피곤할 법도 한데 강연장을 나설 때까지 끝까지 격식을 차리고 미소로 답해주었다.
그녀는 1년 365일 중 300일을 세상 곳곳에 돌아다니며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서 모범을 보였다. 강연을 들은 후 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희망을 품고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제대로 느꼈다. 어떻게 90분의 강연이 사람들의 사고를 바꿔놓을 수 있는 건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제인 구달 박사의 희망을 찾는 목소리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Roots & Shoots는 100만 개의 나무를 사막화가 일어나고 있는 내몽골에 심는 The Million Tree Project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안될 거라고 만류해도 꿋꿋이 활동을 이어나간 결과, 내몽골에는 100만 개의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 생겼다. 제인 구달은 이건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하다며 희망을 품고 사는 삶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 청소년들은 자라나는 새싹이다. 나중에 울창한 숲을 이룬 100만 개의 나무들도 처음엔 아주 작은 새싹으로 시작했듯이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는 삶을 살자고 말하고 싶다.
▷고등부 학생기자 전현아(SSI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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