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기공을 통해 병을 치료해왔다는 자칭 '기공대사' 왕린(王林·61)을 둘러싼 논란이 중국사회에서 연일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 초기에는 왕린의 불법의료 혹은 사기행각에 관심이 쏠렸지만, 적잖은 관료들까지 그의 각종 불법행위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건은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5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1일 불법 총기소지 혐의로 왕린에 대한 수사에 전격 착수했다.
공안이 밝힌 왕린의 혐의점은 불법 총기소지 혐의 하나지만 그동안 언론이 제기한 불법의료, 석연찮은 재산형성 과정, 권력자 비호 등 각종 의혹을 검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쑤(江蘇)성 위생당국 역시 그의 의료행위의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기공대사'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12일 왕린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잭마)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부터다.
이어 청룽(성룡·成龍), 리롄제(이연걸·李連杰), 자오웨이(趙薇), 왕페이(王菲), 리빙빙(李氷氷) 등 중화권 톱스타들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더욱 큰 관심을 촉발했다.
중국의 주요매체들은 이에 대해 왕린의 무면허 의료활동, 가짜 마오타이 매매 의혹 등을 집중 조명하며 왕린이 희대의 사기행각을 통해 돈을 모으고 유명인들과 교류해왔을 가능성을 조명했다.
특히 이런 가운데 장시(江西)성에 있는 왕린의 별장이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에 지어진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왕린과 친분을 가진 관료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권력층 비호' 의혹까지 불거졌다.
왕린은 6천460만 위안(약 117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사형유예를 선고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과도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공대사' 논란을 관망해온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낳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료들의 개입·유착 가능성도 한꺼번에 검증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자 왕린은 홍콩으로 도피했다.
그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 비유하며 "사업 분쟁으로 정치적 복수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왕린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그의 집을 방문했던 유명인사들을 왕린과의 친분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빙빙 매니저는 "모친의 병 치료 때문에 왕래가 있었다"고 해명했고, 왕린 집을 방문한 적이 있는 루시(蘆溪)현 당서기는 마윈과 같은 유명한 경제계 인사가 왕린 집을 찾아서 본인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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