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외제차 가격 단속에 나서자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리 중국 당국에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다.
아우디가 2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부품 가격을 최대 38% 인하하겠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아우디는 인하된 가격이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하루 앞서 25일에는 인도 타타 모터스의 재규어 랜드로버가 중국에서 판매되는 3개 차종의 소매 가격을 평균 19% 낮추겠다고 밝혔다. 랜드로버는 3개 차종의 평균 가격이 20만루피(약 342만원) 인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로버는 모든 면에서 중국 고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지원을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NRDC)는 지난달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에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가 이뤄졌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RDC를 비롯해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반경쟁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NRDC는 최근 미국 반도체회사 퀄컴이 중국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고가의 특허료를 받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퀄컴에 대규모 벌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퀄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지난 주말 자동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하를 발표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외국계 업체들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22%에 불과했다.
아우디의 경우 지난해 판매대수 160만대 중 5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된 것이었다. 지난해 아우디의 중국 판매량은 20% 증가했다.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이르면 2016년 고급차 판매량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예상햇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가격 정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난해 8월 랜드로버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 로버'가 중국에서는 최소 189만위안(약 3억1338만원)에 팔리는데 반해 미국에서 가격은 8만7000달러(약 8928만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2008년 마련된 중국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기업에 직전연도 매출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기사 저작권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