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 EnglishTown CRM& Marketing Specialist 최수정 씨
“Sue! 해피아워 타임이야! 그만 일하고 맥주 마시러 가자!”
금요일 오후 5시, 이번 주도 어김없이 회사 1층 로비에서는 해피아워 맥주파티가 시작된다. 5시 정각이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큰 소리의 파티 음악이 회사를 가득 채운다. 그리고 부사장(Vice President)은 오피스 전 직원들에게 ‘그만 일하고 즐겨!’라는 행복한 지시를 내린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상하이 한 외국계 회사에서는 매주 금요일 5시마다 사장과 직원이 함께 즐기는 맥주파티가 벌어진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교육회사인 EF잉글리쉬타운 상하이 오피스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사내 온라인마케팅과 고개관리지원을 맡고 있는 최수정 씨(30)의 이야기다.
대학교 1학년, 친구와 함께 온 상하이 여행이 그녀의 전공까지 바꿔놨다. 상하이, 그리고 중국에 한눈에 빠진 최수정 씨는 그간 다니던 불문과에서 중문과로 덜컥 전과를 했고, 졸업 후 우연히 접한 현재 직장의 구인 광고에서 소재지가 ‘상하이’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이런 그녀의 열렬한 ‘상하이 사랑’은 입사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스웨덴 교육회사 EF의 온라인 마케터 3년차로 재직 중인 최수정 씨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중점을 둔 온라인 마케터로 근무 중이다. 온라인 마케팅은 고객이 검색 사이트에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자신의 기업이 노출돼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잠재 고객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거나, 특정 SNS사이트에 제품 광고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 등의 업무다.
“좋은 마케터는 ‘짝사랑 성공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과 비슷하다. 무심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어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고 하고,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하려는 것처럼, 끊임없이 고객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레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비단 한국 시장만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 마케터를 목표로 영어, 마케팅 교육, 문화공부를 지속적으로 쌓아가고 있는 그녀도 한 때는 꿈과 목표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했던, 꿈이 없어 슬펐던 평범한 여대생이었다고 말했다.
“꿈이 없던 나는 항상 타인의 꿈 이야기를 쫓고 ‘어떤 일이 좋을까요’라 물으며 살았다. 그런 나에게 꿈이 생긴 건 지금의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꿈이 없다고 단언하는 분들이라면 지금 하는 일과 새로운 일에 굉장히 많은 시도를 해보길 권하고 싶다. 꿈이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디선가 ‘한비야처럼 살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자신만의 시도 속에서 스스로에게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면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한명씩 1년간 전 세계 365명에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꿈을 파노라마처럼 이어 붙였던 대한민국 꿈 멘토 ‘김수영’씨를 좋아한다는 최수정 씨. 그녀도 2년 전부터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자신만의 드림리스트를 만들었다. ‘상하이 마라톤 참가’, 신문기사 기고’ 등을 목표로 했던 최수정씨는 지난 4월 상하이마라톤을 무사히(?) 마쳤고, 현재 ‘쉬즈컴(www.shezcom.com)’이라는 여성 온라인 매거진에 상하이 생활을 기고한다. 또 사내 영어칼럼, 기업 블로그도 운영하며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한국에서 6개월의 직장생활과 몇 번의 아르바이트 경험뿐이었지만 ‘내가 원한다’는 단순하지만 강한 열망이 최수정 씨를 이곳까지 이끌었다. 해외 취업을 적극 권장하는 수정씨는 한국 후배들의 “제 실력에 가능하겠어요?”라는 자신 없는 목소리가 안타깝다고 전한다. 대한민국 평범함의 표본이라 할 수 있던 자신도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해보지도 않고 다들 ‘불가능’을 외치는 걸까. 대신 자신도 해외취업을 준비하며 불안해하던 당시, 한 구직사이트에서 본 취업 성공자의 문구를 이야기 들려준다.
“취업이란 휴지통에 손을 넣어 뒤지다 잡히는 것이다. 그게 어떤 물건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레 겁먹지 말고 열심히 휴지통에 손을 넣고 뒤져라!”
미국 수필가 올리버 웬들 홈스는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이세상 가장 슬픈 단어는 ‘~했을지도 몰라’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최수정 씨의 삶의 모토 역시 이와 같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않고서 후에 평생 후회하는 삶보다는 힘들고 실패할 것 같더라도 훗날 청춘을 돌아봤을 때 ‘그 때 별 별일을 다 겪었는데’라고 회상할 수 있는 경험과 추억이 가득 찬 삶을 살고 싶어요.”
▷ 손현아 기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