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에서 반중(反中) 성향 인사의 후보 출마를 허용하는 '진정한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5일(현지시간)로 1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의 유력 신문이 대통령 직선제 정착 등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날 두 면을 할애해 해방 이후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한 제1공화국 대통령 선거제도부터 의원 내각제, 대통령 직선제, 대통령 간선제 등을 거쳐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헌이 이뤄진 1987년까지 40여 년간 진행된 한국의 민주화 과정 및 대통령 선거제도를 소상하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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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쓴 시위 지지 글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2일(현지시간)로 보름째로 접어든 가운데 한글로 쓴 시위 지지 글이 홍콩 애드미럴티(金鐘) 정부청사버스정류장 앞에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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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 홍콩의원 "자격상실 행정장관 사퇴때까지 투쟁"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 입법회(한국 국회격) 의원 중 장발(長髮)로 유명한 렁�훙(梁國雄)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 주석이 7일(현지시간) 오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판공실 앞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명보는 한국과 홍콩의 선거제도를 비교한 표에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제도가 제4공화국과 제5공화국 때의 간선제에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치러진 13대 대선 때부터 직선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명보는 2017년 홍콩의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선거안은 1천200명 규모의 후보 추천위원들이 후보를 미리 선출토록 하는 '반(半) 직선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보는 1960년 4·19혁명과 1970년 전태일 씨의 분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1982년 미국 문화원 방화 사건, 1987년 6월 항쟁 등을 한국 민주화 운동의 5대 사건으로 꼽았다.
신문은 또, 이들 사건과 관련된 김주열, 전태일, 박종철 등을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열사'로 소개했다.
명보는 한국 학생들이 물대포와 최루탄에 맞서 투쟁함으로써 대통령 직선제를 부활시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명보는 노회찬 전 의원과 신형식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ADN) 사무총장 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조정실장, 대학생 등을 인터뷰한 내용도 지면에 실었다.
신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과거 한국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폭력이 끊임없이 심화됐다"며 "홍콩 학생들이 비폭력, 평화 시위를 유지하지 않으면 한국처럼 비극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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