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작가 위다푸(郁达夫)는 “붙잡아 둘 수만 있다면 내 수명의 삼분의 이를 버리고, 나머지 삼분의 일로 가을을 바꿔 얻고 싶다”며 가을을 찬양했다. 어느덧 깊어진 가을, 상하이 도심에서 낙엽과 단풍으로 물들여진 거리를 찾아 나서 보면 어떨까? 조금만 발걸음하면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멋스러운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연인의 거리’ 동핑루(东平路)
‘상하이 최고 연인의 거리’로 불리는 동핑루(东平路)는 100년간 대중교통이 침범하지 않아 우아함, 평온함, 고요함을 지녔다. 프랑스 조계지였던 이유로 프랑스풍의 정원식 저택들이 늘어서 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우거져 가을이면 오동잎과 단풍들로 거리는 한껏 운치를 더한다. 여기에 다양한 점포들, 갓 구운 빵 냄새를 풍기는 카페들과 정원식 별장들로 이어져 가을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중국 근현대사를 주름잡았던 유명인사들의 저택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동핑루 9호, 장제스 고거 ‘아이루(爱庐)’>
동핑루 9호에는 벽돌과 나무 구조의 프랑스식 화원주택인 장제스(蒋介石)의 고거 아이루(爱庐)가 있다. 1927년 12월 1일 송메이링(宋美龄)이 장제스과 상하이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오빠인 송즈원(宋子文)이 선물로 보낸 서양식 저택이다. 루산(庐山)에 있는 메이루(美庐),항저우(杭州)에 있는 청루(澄庐)와 더불어 장제스 3대 별장 중 한 곳이다. 해방 후 이곳은 상하이음악학원 부속중학교 건물이 되었다.
<동핑루 1호, 시더이(席德懿) 개인저택>
동핑루 1호는 1931년 지어진 유럽식 정원별장이다. 이곳은 쑤저우의 대부호 시(席)씨 집안의 후손이자 국민당 중앙은행장을 지닌 시더이(席德懿)의 개인저택이다. 해방후 상하이음악학원 부속중학교의 교장 사무실로 쓰였다가, 1998년 시자화원(席家花园) 음식점으로 개조되었다.
<동핑루 11호, 송즈원 별장>
동핑루 11호는 1921년 지어진 송메이링의 오빠인 송즈원(宋子文)의 개인저택이다. 송즈원은 당시 상하이 곳곳에 저택을 보유했으나, 특히 프랑스풍의 이 저택을 가장 아꼈다고 전한다. 이곳은 넓은 발코니와 다양한 식물이 심어진 큰 정원이 특징이다. 지금은 상하이의 유명 식당 ‘사샤스(Sasha’s)’가 되었다. 여명과 왕페이 주연의 영화 ‘따청샤오스(大城小事)’ 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동핑루 9호에는 동서양 인테리어와 음식이 어우러진 유명 식당 ‘라피스라줄리(藏珑坊)’가 있고, 동핑루 18호에는 스페인 음식점 ‘아즐비바(Azul Viva)’가 있다.
* 위치: 쉬후이취(徐汇区)에 위치, 동쪽 위에양루(岳阳路)~서쪽 우루무치난루(乌鲁木齐南路)까지 400미터 거리
* 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헝상루(衡山路)역 혹은 10호선 상하이도서관 하차 후 우루무치난루까지 도보
신비의 거리 ‘쥐루루(巨鹿路)’
쥐루루(巨鹿路)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거리다. 동쪽부터 마오밍난루(茂名南路) 방향으로는 스쿠먼(石库门)과 리롱(里弄:골목길)이 결합된 조용한 주택가이다. 반면 마오밍난루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상점들이 많고, 이국적인 풍경이 농후해 진다. 고거는 음식점으로 변신했고, 푸민루(富民路)에서 창수루(常熟路)에 이르는 쥐루루에는 수 십개의 작지만 독특한 술집들이 즐비해, 독특한 술집거리로도 유명하다.
<두커우서점(渡口书店)>
상하이 문학청년이 반드시 들른다는 소규모 유명서점이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며, 서점 주인이 선별한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차 한잔과 책 한권의 여유로움을 원한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앨리스 주얼리 아트 라이프스타일 (Alice Jewelry Art Lifestyle)>
앨리스 주얼리아트 라이프스타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독특한 주얼리의 예술세계로 안내한다. 이곳 소규모 주얼리매장에서는 이탈리아 브랜드 보소스(Bothos)의 양피 클러치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과 사진작가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네팔리키친(Nepali Kitchen 金旺角)>
네팔음식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면 감칠맛 나는 네팔음식을 한번 맛볼 것을 추천한다. 음식점에 들어서면 네팔풍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부 세계와 차단된 고요함 속에서 색다른 분위기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위치: 루완구(卢湾区)와 징안구(静安区)를 가로지르는 거리로, 동쪽 진링시루(金陵西路)~서쪽 창수루(常熟路)에 이르는 길이 2290m의 거리
* 대중교통: 지하철 1호선, 7호선 창수루역 하차 후 도보
상하이 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거리 ‘푸싱시루(复兴西路)’
푸싱시루는 과거 상하이시가 서양식 주택설립에만 허가를 내주어 비즈니스 빌딩을 찾아볼 수 없는 고급 주택단지다. 서양식 정원주택과 아파트들이 아르데코(Art Deco)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다. 길가에는 프랑스 오동나무가 심어져 있어 가을이면 오동잎 떨어지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상하이 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거주지역으로 도시의 소음을 ‘무음모드’로 바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푸싱시루 62호에는 벽돌과 나무구조로 이루어진 스페인풍의 ‘수도원기숙사(修道院公寓, The Cloister)’가 있다. 푸싱시루 44농(弄)에는 손중산(孙中山)의 아들 손과(孙科)의 둘재 부인 란니(蓝妮, 먀오족공주)의 거주지인 ‘장미별장(玫瑰别墅)’이 있고, 푸싱시루 133호에는 지중해풍의 스페인 식당인 미스트랄(Mistral)이 있다. 푸싱시루 28호에 위치한 ‘천뢰Skylight(天籁Skylight)’는 상점 주인이 세계를 돌며 수집한 반지, 수건, 목걸이 등의 상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2004년 오픈한 재즈클럽(JZ Club)은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재즈클럽이 되었다. 매월 4회 고품격의 재즈공연이 열리며,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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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풍의 ‘수도원기숙사(修道院公寓, The Cloi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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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풍의 스페인 식당인 미스트랄(Mistr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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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오픈한 재즈클럽(JZ Cl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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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풍의 ‘수도원기숙사(修道院公寓, The Cloister)’> |
* 위치: 쉬후이취(徐汇区) 북쪽지역, 동쪽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와 푸싱중루(复兴中路) 접경지역~ 서쪽 화산루(华山路)까지 1043m 거리
* 교통: 1호선, 7호선 창수루(常熟路)역 하차 후 도보
상하이의 '소호거리', 신러루(新乐路)
‘상하이의 소호’ 거리로 불리는 신러루(新乐路)는 길가에 늘어선 오동나무들로 가을이면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거리가 물든다. 1Km 가량의 거리에는 음식점, 카페, 술집들이 늘어서 있고, 개성만점의 작은 상점들 또한 즐비하다. 유유자적 쇼핑과 음식을 즐기는 평화로움을 맛볼 수 있고, 인문학적 감각이 깊게 침투해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프랑스인은 “신러루는 프랑스 센강의 남쪽지역인 래프트뱅크(left bank)와 닮았다”고 말한다.
<성모마리아대성당(圣母大堂)>
상양베이루(襄阳北路)와 신러루의 교차점에 이국풍의 교회가 나타난다. 이 교회는 현재 문화기금회에 속해 전시회나 이벤트 행사가 열릴 때만 개방한다.
<맨션호텔(首席公馆酒店)>
맨션호텔(首席公馆酒店)은 1932년 프랑스 유명 건축가 라파에르가 동서양의 특징을 살려 설계한 건축물로 30년~40년대 상하이 명사들이 드나들던 곳이다. 30년대 화려한 라오상하이의 모습이 남아있다. 이국적이고 독특한 ‘부티크 호텔’의 대명사로 불린다.
<부나카페(Boonna Café)>
작지만 따사롭고, 인문학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 마음이 통하는 느낌의 친구 같은 느낌을 주는 카페다.
<사이드웨이스(靠边, Sideways)>
눈에 띄지 않아 지나칠 수 있다. 일본 유행의류를 수입, 판매하는 곳이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개성 넘치는 물건들이 많다. 주인이 서양화가 출신이라 독특하고 개성 만점인 물건들을 볼 수 있으며, 개인 소장품은 비매품이다.
* 위치: 신러루의 기존 명칭은 헝리루(亨利路)다. 동쪽 산시난루(陕西南路)~서쪽 동후루옌칭루(东湖路延庆路)입구까지며, 중간에 상양베이루(襄阳北路)가 끼어있다.
* 교통: 1호선, 10호선 산시난루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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