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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퉁샹시 우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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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 개막
마윈(馬雲·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인터넷에 짝퉁 상품이 범람하는 것은 어리석고 탐욕스런 소비자들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윈 회장은 이날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당신이 롤렉스 시계를 25런민비(미화 4달러)에 구입하길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그룹 산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에 위조상품이 넘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타오바오와 알리바바에 짝퉁이 가득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타오바오에서 쇼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판단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인터넷에 위조상품이 가득하다면 여러분들은 우리가 매일 67억 런민비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타오바오는 지난 회계연도에 2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매출을 기록했지만 각종 짝퉁과 위조 상품이 넘쳐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약 800만명에 이르는 판매자들의 상거래 활동을 감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공모 총액 250억 달러로 미국 증시 사상 최대의 상장(IPO)에 성공한 알리바바에는 홍보상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상장을 앞두고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위조 혹은 짝퉁 상품이 우리의 시장들에 흔하다거나 우리가 이들 상품의 퇴출을 늦추고 있다는 일반적 인식이 실제로는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 명성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험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윈 회장의 이번 발언은 알리바바가 지금까지 타오바오의 위조 상품 문제에 저자세를 취해온 것과는 거리를 둔 것이었으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논란을 빚었다고 전했다.
일부 타오바오 이용자들은 마윈 회장의 발언이 우습다는 반응을 보였다. '팡페이'라는 웨이보 가입자는 "하하, 난 고급스런 짝퉁 상품이 있기 때문에 타오바오에서 쇼핑할 뿐"이라고 조롱했다.
이날 타오바오를 5분 정도 검색한 결과, 78달러짜리 샤넬 시계, 29달러짜리 루이 뷔통 핸드백, 6달러짜리 디오르 향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마윈 회장이 말한 25런민비 짜리 롤렉스 시계는 검색되지 않았다.
타오바오는 미국 무역대표부가 2011년 지적재산권 침해가 심하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판매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무역대표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워싱턴의 유력 변호사 제임스 멘덴홀을 고용, 블랙리스트에서 벗어나기 위한 로비를 펼쳐 결국 뜻을 관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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