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요식업소의 ‘최저소비’ 기준을 금지하자, 춘절 특수를 맞은 식당들이 ‘타오찬(套餐:세트메뉴)’만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타오찬 메뉴가 3000위안 가량에 달해 기존 ‘최저소비’의 대안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춘절(구정) 전날 가족들이 한데 모여 푸짐한 저녁식사를 한다. 이를 ‘니엔예판(年夜饭)’이라 부르며, 이 날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 식당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되곤 한다.
중국 식당들은‘니엔예판’ 특수를 노려 소비자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를 유도하는 ‘최저소비(最低消费)’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중국은 ‘요식업의 최저소비제를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표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위로 정책이 있다면, 아래로 대책이 있다(上有政策、下有对策)’는 말처럼 올해 대다수 식당들은 ‘타오찬 소비’를 강요하며, ‘최저소비’를 대신하고 있다고 동방망(东方网)은 3일 전했다.
상하이 센트럴호텔(王宝和大酒店)의 인기 니엔예판은 3588위안 세트(10명 기준)로 냉채8가지, 데운야채 10가지, 디저트 3가지와 과일 한접시가 포함된다. 이외 테이블당 맥주1병, 음료1병과 5년천황주(五年陈黄酒)가 제공된다. 니엔예판은 이처럼 타오찬 메뉴만 제공되며, 개별 주문은 받지 않는다. 음식이 모자랄 경우에는 타오찬 메뉴외 추가 주문해야 한다.
유명 해산물 음식점 펑셔우르(丰收日) 인민광장점의 니엔예판 역시 타오찬 메뉴를 10인 기준2988위안, 3588위안, 3888위안으로 구분해서 판매한다. 타오찬에 오른 메뉴를 다른 메뉴와 교환할 수 없다.
이외 싱화로우(杏花楼), 신야유에차이관(新雅粤菜馆), 라오펑거(老丰阁), 순펑호텔(顺风大酒店), 왕차오호텔(王朝大酒店) 등의 음식점들 모두 니엔예판으로 타오찬 메뉴를 실시한다.
소비자들은 테이블당 3000위안 가량에 달하는 타오찬 메뉴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한편 여전히 ‘최저소비’ 기준을 적용하는 식당들이 있다. 춘절 기간동안 펑셔우르(丰收日) 인민광장점은 룸예약을 하려면 1인당 150~180위안 이상을 소비해야 한다. 순펑(顺风) 시장중루(西藏中路)점은 1인당 150위안 이상을 소비해야 한다. ‘최저소비’는 법으로 금지되었지만, 식당주인들은 “평소에는 최저소비제를 적용하지 않지만, 춘절 기간은 다르다. 비행기 표도 관광지 입장료도 이 기간에는 가격이 비싸지 않냐? 게다가 춘절기간에는 인건비도 비싸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비자 위원회는 과거 니엔예판에 대한 소비자불만 신고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5가지 주의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이 계산을 치를 때 메뉴 가격 보다 더 비싸게 받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가 면밀히 살피지 않을 경우 가격을 더 치르는 수가 있다.
둘째, 할인광고를 주의하라. 식당에서는 음식을 할인한다고 하면서 정작 할인되는 음식은 소수에 불과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줄이는 경우도 있다.
셋째, 추천메뉴를 유의해야 한다. 식당 종업원이 기타메뉴를 추천해서 시켜 먹은 뒤 계산할 때 보니 추천메뉴가 상당히 비싼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넷째, 주류 및 음료를 손님 동의 없이 은근슬쩍 올려다 놓는 경우가 있다.
다섯째, 계약금(定金)과 예약금(订金)의 구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식당을 예약할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계약금인지 예약금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예약금(订金)은 선불기능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예약을 취소할 경우 식당은 반드시 환불해 주어야 한다. 반면 계약금(定金)은 담보의 작용을 하기 때문에 총액의 20%를 초과해선 안되며, 소비자가 위약할 경우 계약금을 돌려 받을 수 없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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