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국 유학 붐 10년차 접어들어
현지채용 꿈꾸려면 차별화된 역량 갖춰야
2007년 대장금과 장나라가 불러일으킨 유례없는 한류열풍을 타고 역대 최다 중국인이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유학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수가 2000년에는 연간 782명에 불과했으나 2003년 1535명으로 2배, 2005년 5632명으로 다시 3배 이상이 늘더니 2007년에는 1만18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한국의 대학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중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줄곧 최소 6557명(2012)에서 최대 9696명(2008년)을 오가는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누적 유학생 수는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언어에 한국정서까지 두루 장착
이들 유학생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고, 한국 트렌드나 문화에 대한 흡수가 빠른 편이다. 또한 한국어 실력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판매, 안내, 관광 분야에 빠른 투입이 가능해 관련 직군의 수요가 높다. 여기에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해법으로 중국인 유학생 채용이 대두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인 현지 채용 지원자는 취업비자라는 제도적 장벽과 고임금의 부담으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내 취업난의 심화와 식을 줄 모르는 한류의 인기로 한국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중국인이 늘고 있는 지금, 현지 채용을 희망하는 한국인 구직자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질적으로 우수한 지원자 크게 늘어
지난 25일 한국기업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인사담당자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지원자 수는 줄었지만 지원자 개개인의 소양과 역량은 훨씬 우수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넘어 한국어와 직무능력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갓 졸업하고 돌아온 유학생 출신 지원자의 증가가 있었다.
실제로 공주대에서 6년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장(张)모씨는 한족이라고 볼 수 없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단기 취업 경험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10년 간 한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조선족 박모씨는 현재 중국의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으나 한국 기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해 박람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족이 한국어 구사만으로 경쟁력을 갖는 것은 옛 말”이라며 “한국 유학을 통해 물류학을 배우고 어학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무 역량에서 경쟁력 갖춰야
한국 취업준비생에게 선망의 회사로 꼽히는 C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실력 있고 도전정신을 가진 젊은 친구들이 많았다. 중국 취업난의 영향이 있는지 취업에 대한 간절함이 보였다. 한중 구분 없이 선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 채용의) 기준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어학으로는 차별적 우위를 갖기 힘들기 때문에 직무 역량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L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신경 쓸 부분이 더 많긴 하지만 관련 경력이 있다면 한국인 지원자를 선호한다. 업무에 대한 이해와 시스템의 적응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A양은 현재 상하이의 한국 기업에서 인턴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현지 채용이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실력이 된다면 기업은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뽑아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갓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들이 ‘취업비자 없이 현지에서 직무 역량을 쌓는 것’은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아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련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3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국직장문화도 잘 이해하고 적응 잘합니다. 그런데 도피성 한국 유학으로 집에서 보내준 돈으로 잘 쉬다온 친구들은 꼭 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