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조선족동포, 중국인들 다 함께 ‘寻人启事’
실종소식 알려진 24시간만에 가족 품으로
14일(목) 오전 9시 이재영학생 찾기에 나선 250여 명의 교민(사진: 유강희) |
‘[긴급] 실종 학생을 찾습니다. 寻人启事’
이 긴급소식은 13일 오후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상하이 교민들은 물론 조선족동포, 중국인들까지 이날 웨이신 모멘트는 온통 ‘실종 학생 찾기’로 가득 메웠다. 그리고 다음날 이 군을 찾았다는 소식이 또 한번 SNS를 휩쓸었다. 이 군의 실종소식을 접한 후부터 돌아오기까지의 24시간동안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이 군의 안전을 기원했고, 무사귀가를 진심으로 기뻐했다.
지난 10일(일) 슈퍼 가겠다고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두절된 이재영(고1 정신지체장애)군은 13일(수) 오전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다음날 14일(목) 오후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이 군은 집을 나간 지 5일째 되던 날 황푸구 보호소(救助管理站)에서 부모를 만났다. 황푸구 보호소 관계자는 "이군이 어떤 과정으로 충밍도까지 가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충밍도(崇明岛)에서 이 군을 인계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일은 짧은 시간에 뜻을 하나로 모아 행동으로 옮기는 등 상하이 한인사회에 이례적인 에피소드를 낳았다. 그야말로 SNS의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실종된 이 군을 찾는 과정에서의 훈훈한 미담은 각박한 해외생활에 밝은 빛을 실천한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SNS로 소식을 접한 주부들은 다음날 아침 구베이 천사마트에 지인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였다. 학부모 모임, 종교단체 모임 등 도움을 요청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무려 250명이 거리로 이 군을 찾아 나선 것. 교민들은 팀을 이뤄 지하철 9, 10호선을 타고 전단지를 돌렸다. 또 이 군을 목격했다는 제보에 따라 홍췐루와 차오바오루 주변을 찾아 다녔다.
“운영진이 배부한 전단지가 모자라 한국 엄마들 몇몇이 돈을 모아 전단지 5000장을 인쇄했어요. 대만 사람 두 분이 그 인쇄물을 만들어 가져왔는데, 700위안 모자란걸 알고 그 분들이 자신들도 동참하고 싶다고 그냥 내시겠다고 했어요. 한국엄마들이 얼마씩 보태 드렸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또 다른 주부는 “이날 영사관에서 준비한 전단지가 턱없이 부족한 걸 알고, 갤러리아 1층 유토컴퓨터에서 컬러프린트를 무료로 해줬어요. 교민들이 함께 뜻을 모으는 마음이 느껴졌죠.” 또 구베이 1004마트는 생수와 과일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조선족동포들은 웨이신으로 통해 중문으로 실종소식을 알리면서 중국인들 사이에도 널리 퍼졌다. 현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웨이신도 강력한 전파력을 보여줬다. 로컬학교 학부모 그룹을 통해 보다 조직적으로 알려지게 됐고,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웨이신에 ‘太好了!’라며 곳곳에 중국인들의 안도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한 상해한국상회 관계자는 실종소식을 접한 영사관의 신속한 대처에 박수를 보냈다. 실종접수를 받은 영사관은 즉시 공안국에 협조를 요청하고, 한국상회 SOS솔루션팀에 알려 사건을 공개했다. “영사관의 당연한 업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사관의 신속한 대처가 한 몫 했다”라고 전했다.
또 상해한국상회 김재혁 부총장은 곧바로 중국 라디오방송에 실종자 안내방송을 요청해 보호소 관계자가 연락을 해와 이 군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군의 어머니는 상하이방 홈페이지를 통해 “애써주신 모든 교민들에게 어떻게 일일이 보답해야 할지. 13일 오후 공지되었음에도 14일 오전부터 단합해 오후에 찾게 된 것은 실로 기적과 같았습니다. 이번 일을 잊지 않고 다른 분들의 어려움도 적극 도우며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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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박수 보냅니다. 재영이 어머님도 힘 내세요^^